與 "예산안 법정기한 내 처리 불발, 국민께 죄송...민주당 탓"
주호영 "민주당, 다수의석 이용해 새 정부 예산안 마구잡이 칼질"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2일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기한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회는 이날까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마치도록 법률로 규정돼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 다수의석을 이용해서 정부 예산안을 마구 칼질하는 탓에 도저히 시한을 맞출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 직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본회의 개의를 놓고 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양당 예결위 간사와 정책위의장의 협의를 통해 정기국회 기한(오는 9일) 내 예산안을 처리하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주 원내대표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민주당 태도는 한마디로 '대선 불복'"이라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국민의 뜻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새로이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문재인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새 정부의 핵심 추진 사업은 전액 혹은 대폭 삭감한 반면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정책이나 이재명 대표의 선심성 정책과 관련된 예산은 일방적으로 증액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 황당한 것은 문재인 정권 추진 사업이나 이재명 후보의 대선 공약 사업도 정부 예산안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삭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것은 새 정부의 출범을 사실상 막고 자신들의 수정 예산안을 통해서 사실상 이재명 정부를 만들어가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예산 칼질을 통한 대선 불복을 저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민주당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굴복해 법정시한을 지키기보다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대선에서 맺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정부 예산안에 대한 마구잡이 칼질로만 기한 내 예산안 처리 막은 건 아니다"라며 "이번 예산안 처리 문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맞물렸다. 예산안 처리 후에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합의가 여야 간에 이루어졌지만, 민주당은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갑자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상정 처리 들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 책임 있는 사람은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한 문책이 이뤄질 것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이 있었고, 국회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이 느닷없이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상정 처리를 들고 나온 건 국정조사 합의를 고의로 파기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저희 국민의힘에 일방적인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고, 따라서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당내 위기를 무마하고 윤석열 정부를 흔들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통해서 극단적인 정쟁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장관의 즉각적인 해임을 주장하는 것은 이처럼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족들의 아픔을 이용해 정치적 주도권을 잡으려는 책략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선 불복과 책략에도 불구하고 오는 9일 정기국회 폐회일 이전에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생각하는 공당이라면 예산안을 통한 대선 불복을 거두어주시고 정쟁과 무리한 요구를 중지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예산안 처리를 위해 정기국회 종료일에 맞춰 오는 8일과 9일에 본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의 본회의 보고를 두고 다음 주 의원총회를 열어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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