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돈 더 몰렸다 … ETF '2조 클럽' 2배 늘어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2. 12. 2.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초 5개 종목서 9개로 증가
안정적인 지수형 덩치 커지고
테마형ETF는 순자산 줄어
CD 등 단기금리 추종 상품
3개월새 수조원 투자금 몰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부진했지만 순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초대형 상장지수펀드(ETF)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방향성을 알기 힘든 상황에서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함에 따라 변동성이 낮은 대표 지수형 패시브 상품과 채권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순자산총액이 2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ETF'는 올해 초 5개에 그쳤지만 최근 9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품의 자산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코덱스(KODEX) 200TR ETF는 올 들어 '2조 클럽'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고,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타이거(TIGER) MSCI Korea TR ETF도 3개월 새 순자산이 9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가령 코스피는 상반기에만 22%가량 하락했지만, 하반기에는 8%가량 상승하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가 저점에 가까웠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코스피 추종 상품 투자 비중을 늘린 것이다.

KODEX 200TR ETF는 올해 초 순자산 규모가 1조236억원에 그쳤지만 이달 1일 2조678억원으로 1조원 넘게 증가했다. KODEX 200TR ETF는 국내 최대 지수 추종 상품인 KODEX 200 ETF와 비교해 총보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특히 토털리턴(TR) ETF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자동으로 지수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매도 전까지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아도 된다. 세금을 이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분배금을 재투자하는 TR ETF가 각광받는 모양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역시 올해 초 순자산 규모는 1조8713억원에 머물렀지만, 최근 2조93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주목받은 테마형 ETF가 올해 주춤하고 분산투자 효과가 큰 지수형 ETF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저점 매수 수요가 커지면서 유입액이 늘고 있다"며 "연금계좌에서도 대표 지수형 상품 매수 금액이 증가하는 등 장기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추종형 ETF는 테마형 상품의 빈자리를 파고들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나 무위험지표금리(RFR)를 따르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최근 3개월 새 순자산 규모가 2조7539억원 증가했다. 3개월 CD 금리를 목표 수익률로 삼아 운용한다. 잔존만기가 60~120일 이내로 짧아 그만큼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 역시 3개월 동안 순자산이 1조3796억원 늘었다. 신용과 유동성 위험이 배제된 무위험지표금리를 따르기 때문에 자본 손실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지난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대표 테마형 상품인 중국 전기차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는 최근 3개월 새 순자산총액이 4282억원 줄었다.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강화 등으로 증시 충격이 더해지며 전체 순자산 규모가 올 초 3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주요 공모형 펀드도 자산 규모가 줄기는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매머드급 공모펀드 중 하나인 AB미국그로스펀드는 순자산 규모가 올 초 2조3257억원에서 이달 2일 1조9066억원으로 감소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극심한 실적 부진으로 많은 테마가 큰 낙폭을 기록했다"며 "업종과 테마 선별은 결국 실적 증가와 이에 따른 성장성이 이어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김정범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