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기는 尹정부 첫 예산안, 간극 좁혀 9일엔 통과될까

최동현 기자 강수련 기자 노선웅 기자 2022. 12. 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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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예산안 법정시한 못 지켜"…정기국회 종료 8~9일 본회의 개최
협상 난항에 해임건의안 대치까지 '안갯속'…'연말 예산 정국' 관측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후 각각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강수련 노선웅 기자 =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의 법정 시한(2일) 내 처리가 여야 합의 불발로 무산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오는 8~9일 본회의를 열어 정기국회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산안 처리와 연동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여야 입장차가 팽팽해 난항이 예상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일 입장문을 통해 "헌법이 정한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이 오늘이지만 내년도 나라살림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예산안 처리 최종 시한을 12월9일 정기국회 종료일로 상정하면서 "8일과 9일 양일간 본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후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정기국회 회기를 넘긴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은 매년 12월2일인데, 2014년과 2020년에는 법정 시한 내에 처리됐고 2015년, 2016년, 2021년에는 하루 뒤인 처리됐다.

예산안 처리가 가장 늦었던 해는 2019년 12월10일로 법정 시한을 8일 넘겨서야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다만 이날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관행은 지켜졌다. 국회의장과 여당이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14년 국회법 개정 이후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못 지킨 경우는 있어도 정기국회인 12월9일을 넘긴 일은 전혀 없다"며 "오로지 국회는 오는 9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예산안 협상이 남은 일주일 사이 극적 타결을 볼지는 미지수다. 공공임대주택 및 분양주택, 대통령실 이전 관련 등 쟁점 예산에서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못한 데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라는 변수가 연계되면서 여야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해임건의든 탄핵소추든 정기국회나 예산안 처리 후로 미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8·9일 본회의에서 이상민 장관의 인사 조처를 매듭짓겠다는 결론을 냈다. 해임건의안 혹은 탄핵소추안 등 구체적인 방법은 원내지도부 결정에 일임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후 각각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여야는 이날부터 예산안 증·감액 협상 주체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협의체(소소위)에서 양당 정책위의장으로 넘기고, 오는 5일까지 쟁점 해소가 되지 않으면 여야 원내대표 간 협의로 확장하기로 했다. 여당은 8~9일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해임건의안이 함께 상정하는 것을 현실적인 최선책으로 보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예산안 협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는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예산안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이 처리되거나, 민주당이 탄핵소추안 카드를 꺼낼 경우 여야 대치는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해임건의안이 처리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고, 탄핵소추안은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가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도 본회의에 해임건의안만 덜렁 올릴 수 없으니 (예산안 협상 협조) 압박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12월9일까지 예산안 처리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변수는 (민주당이) 5~6일쯤 탄핵소추안을 낼 가능성인데 그렇게 되면 예산이든 다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불발된 직후에도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미 물러났어야 하는 장관 한 명 지키고자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마저 어기고 기약없이 멈춰선다면 국민 상식에 부합할 수 있겠나"며 "640조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도 퍼펙트스톰급 경제위기에 시급한 민생법안도 모두 집권여당의 이상민 방탄 앞에서 멈춰섰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4차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산안 협상과 관련해 "새 정부의 출범을 사실상 막고 자신들의 수정예산안을 통해서 사실상 '이재명 정부'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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