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美부동산시장에 블랙스톤, 리츠 환매 제한
인출요청 몰리자 긴급조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이 간판 부동산 투자 신탁상품 'BREIT(Blackstone Real Estate Income Trust fund)'에 환매 요청이 몰리자 이를 제한하는 긴급 조치를 취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블랙스톤은 지난달 비상장 리츠인 BREIT를 상대로 한 상환 요청 가운데 43%만 승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랙스톤은 인출 요청 규모가 자사가 정한 기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월·분기 기준 한도는 순자산 대비 각각 2%와 5%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블랙스톤 주가는 7%가량 급락했다.
2017년 출시된 BREIT는 초저금리에 힘입어 투자자를 모았다. 이어 연평균 수익률 13.1%를 기록하면서 블랙스톤의 간판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BREIT의 순자산 가치는 690억달러, 총자산은 1250억달러에 이른다. 주요 자산은 임대주택과 물류, 의료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금리가 치솟으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BREIT는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자금 7억달러가 순유출된 사실을 공시를 통해 발표했다.
게다가 블랙스톤이 1일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라스베이거스와 만달레이베이 리조트 카지노 지분 49.9%를 공동 소유주인 VICI부동산에 12억7000만달러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BREIT 상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악화했다. 연초 2%대에 불과했던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최근 6% 중반까지 올라섰다. 미국의 주택가격지수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미국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9월 기준으로 전월보다 1.0% 하락했다. 지난 7월 10년 만에 처음 하락 전환한 이후 전월 대비 3개월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블랙스톤은 성명을 내고 "우리 사업은 자금 흐름이 아닌 성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성과는 매우 견고하다"고 밝혔다.
이번 블랙스톤의 상환 제한 결정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모기지 부문 직원 수백 명을 감원한다. 앞서 JP모건체이스는 지난 6월 주택 담당 직원 수백 명을 정리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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