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경고’에도…일본, 군함도 ‘조선인 강제노동’ 외면한 듯

김소연 2022. 12.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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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의 후속 조치 이행보고서에서 조선인에 대한 강제노동 인정 등의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 은 2일 "일본 정부가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 '징용은 모든 일본 국민에게 적용됐다'고 명기했다. 당시 조선인을 같은 일본 국민으로 생각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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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지난 30일 유네스코에 이행보고서 제출
일 언론 “징용은 일본인에게 적용. 조선인도 일본인” 담겨
일본 도쿄 신주쿠구 ‘산업유산정보센터’ 내부에 조선인 강제노동으로 악명이 높은 하시마(군함도)의 모습이 파노라마 영상으로 전시돼 있다. 산업유산정보센터 제공

일본이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의 후속 조치 이행보고서에서 조선인에 대한 강제노동 인정 등의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조만간 일본 정부가 제출한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산케이신문>은 2일 “일본 정부가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 ‘징용은 모든 일본 국민에게 적용됐다’고 명기했다. 당시 조선인을 같은 일본 국민으로 생각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징용령에 따른 동원은 모든 일본인에게 적용된 전시 징용으로 국제법상 강제노역이 아니라며 법률적 쟁점을 앞세워 조선인 강제동원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이 근대 산업시설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권고한 후속 조처를 이행하지 않아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한 이행계획이 담겼다. 유네스코는 2015년 7월 군함도로 불렸던 일본 나가사키 앞바다에 있는 하시마를 포함해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일본 정부에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전략’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조선인 강제노동 등 일본이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며 도쿄 신주쿠에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유네스코의 경고’에 대해 일본 정부가 보고서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출처가 분명한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군함도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계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조선인 강제노동을 인정하지 않는 등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신문은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 “(일본 정부의) 보고서에는 일본이 전시 중 노동력 부족에 빠진 상황을 지적한 뒤 ‘국가총동원법에 근거한 국민징용령은 모든 일본 국민에게 적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 등에서 군함도를 독일 나치수용소와 동일시하는 주장이 있는 데 대해 ‘나치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해외 전문가의 견해 등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2015년 7월5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토 구니 주유네스코 일본대사가 한국인의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일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국민징용령(1939년 7월부터 시행됐지만 식민지 조선에서는 1944년 9월부터 실시)은 이미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전시돼 있는 내용이다. 유네스코는 이것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센터에 전시돼 있는 정보는 다른 나라에서 온 징용공이 당시 일본 국민으로 간주됐다는 인상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본인의 의사에 반해 끌려가 강제노동을 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설명 조치는 현재로써는 불충분하다. 정보센터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목적에 도움이 된다고 할 만한 전시도 없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는 희생자에 대해선 “의사에 반하여 끌려가 가혹한 조건에서 일하게 된 조선인 등으로 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보고서 내용에 따라 내년 3월 말까지 도쿄 신주쿠에 있는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 내용을 변경할 예정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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