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의 뚝심 본회의 미뤄 파국 막았다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김보담 기자(tweety@mk.co.kr) 2022. 12. 2. 1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정 민주당 개의 요구 압박
金, 협치 강조하며 여야 중재
이상민 해임안 처리땐 파국
"8·9일 본회의서 책무 이행"
"의회주의자 소신 지켜" 평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외부 일정을 마친 후 국회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의 '즉각 본회의 개의' 압박에도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정기국회 종료일(9일)에 맞춘 본회의 개의 방침을 밝혔다. 당장 본회의가 열리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해임건의안이 상정되면 여야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민생이 걸린 예산안이 무기한 표류되기 때문이다. 의회주의와 협치를 강조하는 김 의장이 소신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김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 내에 국회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한 데 유감을 표하며 입장문을 내고 "헌법이 정한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이 오늘이지만 내년도 나라살림 심사를 마치지 못했다"면서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했어도, 모두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을 처리해왔다"며 "국회에 주어진 권한이자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8일과 9일 양일간 본회의를 개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여야가 '정치 현안'을 가지고 대결 구도를 이어가면 예산안 처리가 어렵기 때문에 양당 원내대표들과 정부에 예산안 처리 일정을 최우선으로 합의해줄 것을 지속해서 촉구해왔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조정·중재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이 거론한 '정치 현안'이란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책임을 이유로 추진하는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보고 등을 위해 이날 본회의 개의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우선 처리한 뒤 관련 문책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전날 민주당은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지 않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자 직무유기라고 맹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장께선 더 이상 머뭇거려선 안 된다"며 "여당이 본회의에 들어오지 않으면 의장 결단으로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압박했다.

국회 일각에서는 의장 취임 전인 지난 5월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추진 당시 임시로 법제사법위원회에 사보임해 검수완박법 의결을 도왔던 김 의장이 비로소 '의회주의자'로서 제대로 소신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의장 취임 이전이기는 하지만 김 의장이 꼼수 사보임에 협조하고 당내 의장 후보로 지지를 받았다는 의심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막판까지 중재와 협상을 유도하며 의회주의를 지키는 모습을 이번에 보여줘 신망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김보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