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떠나는 '차세대 3루수'의 진심…"과분한 응원 받았다, 죄송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과분한 응원을 받았던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
두산 베어스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박준영(25)이 NC 다이노스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2일 'NC로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32)의 보상선수로 박준영을 지명했다'고 알렸다. 박세혁이 지난달 24일 NC와 4년, 46억원에 계약하면서 두산은 NC로부터 보상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두산은 박세혁의 올해 연봉 3억원의 200%인 6억원과 함께 박준영을 보상선수로 받는다.
NC가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박준영을 넣지 않은 것도 의외였고, 두산의 선택도 의외였다. 박준영은 지난 10월 어깨 탈구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고 있었다. 내년 3월부터 기술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인데, 언제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NC의 차세대 3루수라는 평가에도 두산의 결정에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대목이다.
두산은 "명단을 검토한 결과 기량이 가장 뛰어난 선수였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유격수와 3루수가 가능하고, 타석에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젊은 군필 내야수인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준영은 서울도곡초-잠신중-경기고를 졸업하고 2016년 1차지명으로 NC에 입단한 기대주였다. 투수로 입단했는데, 데뷔 시즌인 2016년 32경기에 등판한 뒤 팔꿈치에 문제가 생겨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 속도가 더뎌 2018년 현역으로 군 문제부터 해결했고, 2020년 4월 전역한 뒤로는 내야수로 포지션을 바꿔 야구 선수 생명을 연장했다. 투수를 지속하기에는 팔꿈치가 약하다는 소견을 듣고 내린 결단이었다.
박준영은 경기고 시절에도 유격수로 뛴 경험이 있어 포지션 적응은 곧잘 해냈다. 맞히면 장타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눈에 띄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3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207(527타수 109안타), OPS 0.621, 12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다음은 박준영과 일문일답.
-보상선수 지명됐다고 들었을 때는 어땠나.
약간 조금 묘했다. NC를 떠나서 아쉬운 것도 있지만, 팀에서 지내는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죄송하다고는 했지만, 팔꿈치 부상 이후 야수로 전향하면서 여러 노력을 했다.
좋게 봐주시면 감사한데,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된 것 같다.
-동료들 연락을 받았나.
몇 명 연락이 오긴 했다. 다들 비슷하게 이야기했다. 가서 잘하라는 이야기를 했고, 지금 내가 재활을 하고 있어서 재활 끝나고 보자는 이야기도 했다.
-지금 몸 상태는?
수술한 지 얼마 안 됐다. 처음보다는 팔 각도도 잘 나오고, 생각보다 회복도 괜찮게 되고 있다. 생각보다는 빨리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3월부터 기술 훈련이 가능하긴 한데, 급하게 생각하진 않으려 한다. 잘못하면 재활이 더 길어질 수도 있으니까.
-두산으로 향하는 각오는.
두산 내야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NC에서처럼 경쟁해서 준비 잘하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NC에서 경기할 때도 김재호, 허경민 선배는 많이 봤다. 배울 점이 많은 선배들이다. 궁금한 게 있거나 모르는 게 있으면 먼저 다가가서 여쭤보고 싶기도 하다. 좋은 점만 따라가면서 배우면 내게도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강진성이 1년 먼저 보상선수로 두산에 왔다. 의지가 되겠다.
야구장에서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사이다. 지금 (강)진성이 형밖에 없다(웃음). 다른 형들은 경기하다가 인사한 게 전부다.
-밖에서 본 두산은 어땠나.
짜임새가 많은 팀이라고 해야 할까. 올해 두산이 가을야구에 못 가긴 했지만, 가을야구에 안 간 게 이상할 정도로 늘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팀이다. 그리고 내야 선수층도 두꺼웠던 것으로 안다. 경기를 나가는 선수든 아니든. 그래서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NC에 감사했던 사람들에게.
감독님, 코치님들, 트레이닝 파트에 정말 감사하다. 정말 다 감사한데, 수술하고 재활하는 바람에 트레이닝 파트에서 가장 고생하셨다.
-NC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 남기자면.
야구하는 것에 비해 과분한 응원을 받았다. 감사하다. 끝까지 같이 못해서 아쉽다. 다른 팀에 가더라도 응원 계속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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