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격파한 日 '1mm의 기적'...골문 열고 말문 막은 논란 [와이파일]

김재형 2022. 12. 2. 15: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아웃 논란이 벌어진 일본의 크로스 상황 / AP 연합뉴스

일본이 기어이 2022 피파 카타르월드컵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첫 경기에서 독일에 역전승을 거두는 대이변을 연출하더니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열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페인마저 역전승으로 잡았습니다.

독일, 스페인 모두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축구의 '슈퍼 파워'입니다. 우리도 4년 전 당시 피파랭킹 1위 독일을 잡아봤지만, 독일과 스페인을 연이어 물리친 일본의 16강 진출은 솔직히 부럽습니다.

그런데 경기 종료 뒤에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판정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일본이 1대 1로 맞선 후반 6분, 2대 1을 만든 역전골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은 터치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부심(선심)은 깃발을 들어 아웃을 선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VAR(비디오판독)이 진행됐고, 긴 시간 검토 끝에 주심은 VAR심판의 의견을 토대로 결국 공이 라인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았다고 판정했습니다. 선심의 아웃 판정을 뒤집은 겁니다. 일본의 득점은 그대로 인정됐고 이 득점을 앞세워 스페인을 2대 1로 누르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본 논란의 장면 / AP 연합뉴스

인/아웃 기준은 '지면' 아닌 공의 '끝선'

사진이나 느린 영상을 통해 눈으로 봤을 때는 공이 나간 것처럼 보입니다. 분명 선심도 공이 나갔다는 깃발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VAR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경기 규칙을 봐야겠죠.

축구 경기 규칙은 '지면 또는 공중에서 공 전체가 골라인이나 터치 라인을 완전히 넘었을 때'를 '아웃 오브 플레이'(Out of Play)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공중'과 '공 전체'입니다. 즉, 공을 '공중'에서 90도 각도로 내려다봤을 때 '공 전체'가 라인을 '완전히' 넘어서야 아웃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른 구기 종목과 다른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의 경우 공과 지면이 맞닿은 지점을 인/아웃 기준으로 삼습니다. 아래 그래픽을 참고해주세요

<그래픽:YTN 김현수>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이 판정이 맞는 것인지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각도에서 볼 때 공은 라인을 완전히 넘은 것처럼 보이지만 VAR은 다르게 봤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승리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의 격분한 팬이 이 장면을 두고 "몇 ㎜ 차이로 독일이 떨어졌다"고 촌평한 대목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와 팬들은 규정 설명에도 불구하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여러 각도에서 찍은 현장 사진과 TV 영상 등을 기초로 VAR 판독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화면상 분명 아웃으로 보이지만, VAR로 봤을 때 공의 곡면이 라인에 걸쳤다는 해석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영국 BBC 방송 역시 일본의 깜짝 승리를 인정하면서도 VAR 판독만큼은 '논란이 많다'(controversial)는 표현으로 짚었습니다.

BBC 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앵글에 따라 달라지는 진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이나 사진은 모두 측면에서 촬영한 것들입니다. 피파 역시 별도의 증거 사진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터치라인과 동일선상에서 촬영된 증거 화면 또는 사진이 있다면 계속되는 논란이 쉽게 진정될텐데 말입니다. 보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골라인 판독 기술을 통해 인/아웃에 대한 VAR 증거 화면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측면에서 봤을 때와 동일선상, 정확히는 축구의 인/아웃 규정대로 동일선상 90도 각도 위에서 봤을 경우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 자료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측면 앵글에선 '아웃'으로 보이지만 동일선상 90도 앵글에선 '인' / 크리스 윌림엄스 트위터

'아웃'이 아니라고? 그럼 '증거'를 제시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중 설득력 있는 주장들을 추려보면 이렇습니다.

①보통 애매한 판정의 경우 VAR실의 판단을 근거로 주심이 온필드 리뷰(경기장에 설치된 모니터를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하는데 하지 않았다.

②공이 골라인을 넘었을 경우 공안에 심어진 센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득점 여부에만 적용될뿐 인/아웃 판정에는 적용되지 않음, 그렇다면 VAR실 역시 눈으로 보고 판단했다는 건데 그렇다면 관련 영상이나 이미지를 공개해야한다.

이와 관련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선심이 아웃을 뜻하는 깃발을 들었을 때 이의를 제기하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며 영상을 확인한 심판진이 볼을 아웃이 아닌 인으로 판독한 뚜렷한 증거는 아직 제공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은 스페인전에서 점유율 17.7%를 기록하고도 이겼습니다. 축구 통계전문업체 옵타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낮은 점유율 승리"라고 전했습니다. 참고로 2018 대한민국-독일전에서 승리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6%였습니다.

논란은 논란대로 두고 독일과 스페인을 차례로 무너뜨리고 새 역사를 쓴 일본의 놀라운 선전에 전문가와 외신들은 우연이나 행운이 아닌 장기적인 시스템 개혁의 산물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관련한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스페인전 승리 직후 환호하는 일본 대표팀 / AP 연합뉴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