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리더’의 첫 홀로서기...”김남준(RM)다운 일기 같은 앨범”

윤수정 기자 2022. 12. 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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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으로 엄청난 메시지를 전한다는 생각은 안 해요. 제가 어린 시절에 함께한 분들의 노래처럼, 그냥 한 곡쯤은 ‘당신의 취향’에 맞는 곡이 있지 않을까. 책갈피에 끼워둔 은행나뭇잎처럼 플레이리스트에 끼워 넣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바람을 가져 봅니다.”

방탄소년단(BTS) RM(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2일 낸 솔로 음반 ‘인디고(Indigo)’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그는 이날 오전 소속사 빅히트 뮤직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이번 신보를 “(그간 작업물 중에서도) 특히 더 김남준 다운 앨범이자 또 다른 시작점”이라고 했다. “처음 구상 하기 시작한 건 2019년”이라며 “내가 느낀 정서, 감정, 고민을 그대로 담은 일종의 일기 같은 앨범”이라고 했다.

RM은 그간 BTS 멤버로서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을 수없이 밟았고, 2018년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UN) 본부 연설자로도 섰었다. 그런 그에게도 이번 앨범은 처음으로 발매하는 상업적인 공식 솔로앨범. 그간 2015년 ‘RM’, 2018년 ‘모노.(mono.)’ 등 꾸준히 개인 음악작업물을 담은 믹스테이프를 공개하긴 했지만 전부 비상업적인 앨범 발매였다. 대중 앞에 공식적으로 멤버들 없이 홀로 나서서 평가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앨범 명 ‘인디고’는 ‘쪽빛’ ‘남색’을 뜻하는 영단어. RM은 “그간 달라진 생각과 색깔, 성향을 표현하기 위해 (전작) ‘모노.’가 가졌던 흑백 분위기와 대조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인디고는 또한 자연에서 온 청바지 색깔”이라며 “내 (첫) 정식앨범을 자연스러운 기본 색상에서 시작하면 어떨 까란 생각의 출발점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앨범에는 밴드 체리필터 메인 보컬 조유진이 협업한 타이틀곡 ‘들꽃놀이’, ‘스틸 라이프’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RM은 전날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사실 타이틀곡을 정해두고 (작업을) 시작하진 않았다. 모든 곡이 제겐 정말로 동등하다”며 “대(大) 스트리밍 시대에 4분 33초짜리 한글 위주의 노래를 타이틀로 들고 나가는 게 조금은 심란하지만 애초에 하이프(HYPE·선전)나 노이즈(Noise·잡음)를 위한 곡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번 앨범이 “스스로 큐레이팅한 전시 같은 앨범”이라고도 했다. RM은 평소 미술애호가로도 알려져 왔다. 이번 앨범에선 특히 자신이 평소 가장 존경하는 작가라 말해온 고(故) 윤형근 화백의 그림 ‘청색’을 온라인 음원 표지에 쓰고, 윤 화백의 내레이션을 삽입해 존경심을 표한 곡 ‘윤(Yun)’을 실었다. 소속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RM은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평소 윤형근 화백이 생전 자주 전했던 “그림보다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뜻에 깊이 감명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앨범은 조유진 외에도 미국 네오 솔(Soul)의 여왕 에리카 바두, 올해 그래미 4관왕 실크소닉 멤버 앤더슨 팩, 에픽하이 타블로,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콜드·박지윤 등 국내외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화제가 됐었다. 이에 대해 RM은 “곡 작업을 하다 보면 완전히 혼자서 완성을 해야 한다고 느껴지는 곡, 반면 누군가의 색이 같이 입혀지면 훨씬 생명력이 느껴지겠다 싶은 곡이 있다”며 “이번에는 다른 이의 고요한 주파수나 서사, 정서들이 더해졌으면 하는 곡들이 많아 다양한 뮤지션과 호흡을 맞췄다. 작업을 하면서 저 역시 많이 배웠고 새로운 경험과 레슨이 됐다”고도 했다.

RM은 특히 “음악도 그림처럼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어떤 삶, 어떤 사유, 어떤 서사, 어떤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음악과 노래가 좋다 (나쁘다) 보다는 노래를 부르고 쓴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디고’도 그러한 제 의지와 사유가 담긴 앨범”이라 강조했다.

그는 “(음반이) 나오는 순간부터 제 앨범을 더 이상 듣지 않는다” 했다. “그 순간부터는 청자와 관객의 몫이라 들으시는 분들이 각자의 해석과 여백으로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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