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통증’으로 남성 위협하는 이 질환…“고기·맥주 피해야”

이승구 2022. 12. 2. 15: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통풍, 혈중 ‘요산’의 과다 축적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관절염
중년 남성에 흔히 나타나지만, 최근 젊은 남성 환자도 늘어
음주, 육류·탄산음료 등 섭취 줄이고 수분·채소 많이 먹어야
통풍. 게티이미지뱅크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이름처럼 극심한 통증을 불러오는 대사성 질환인 ‘통풍’(gout). 이 질환은 주로 40~60대 남성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육류의 비중이 높은 식단을 비롯해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의 음식, 잦은 음주,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30대 젊은 층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치료법과 예방법을 숙지하고 평소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이라는 체내 대사 과정의 산물이 과다하게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관절염이다. 이 질환은 관절의 염증을 유발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술과 고기, 기름진 음식 등을 통해 섭취되거나 체내에서 합성된 ‘퓨린’이라는 물질이 대사 과정을 거쳐 요산으로 전환되고 이들은 주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통풍. 게티이미지뱅크
 
인체는 매일 일정량의 요산을 생성‧배출하면서 혈중 요산 농도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요산이 과다하게 생성되거나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이면 혈액 내 요산 농도가 증가하는 ‘고요산혈증이 발생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하유정 교수는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요산이 결정 형태로 관절 조직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관절이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뼈를 부수는 듯한 심한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는 통풍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2017년 39만5154명에서 2021년 49만2373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통풍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식이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한 체중 증가 및 수명의 연장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성별로 보면 통풍 환자 92% 이상이 남성이다. 육류와 음주 섭취가 많은 중년 남성에게 흔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폐경 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유정 교수는 “통풍은 주로 40~50세 사이에서 첫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육류의 비중이 높은 식생활,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고열량의 음식, 잦은 음주,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의 증가 등으로 20~30대 젊은 층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 퓨린이 많이 든 맥주와 육류, 액상과당 든 탄산음료 등의 섭취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통풍 초기에는 관절에 급성 염증이 생기는데,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첫 번째 엄지발가락 관절이다. 이외에도 발목, 발등, 무릎 등 하지 관절 및 다른 관절에서도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으로 인해 관절 주변이 붓고 피부가 붉은색을 띠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3~10일 이내에 호전되며 이를 통풍 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증상이 드물게 발생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점점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발작이 호전된 이후에도 만성 염증과 통증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관절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해당 관절들이 심하게 손상되고 요산 결정이 덩어리를 이뤄 피부 아래에 침착되는 통풍 결절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만성 결절 통풍’이라고 한다.

통풍은 주로 환자 상태나 동반 질환을 고려해 적절한 약물로 치료한다. 급성 통풍 발작은 진통소염제·콜히친·스테로이드 등을 단독 혹은 조합해 치료하게 되며, 대부분 3~7일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하 교수는 “통풍 발작이 드물게 발생한다면 진통소염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켜도 되지만, 증상이 장기적으로 자주 나타난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라며 “체내 요산 농도를 줄이기 위한 치료가 필요한데도 소염제만 복용하면 만성 통풍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1년에 두 번 이상 통풍 발작을 경험하는 경우, 요로결석이 있는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관절 손상 혹은 만성 통풍 결절이 발생한 경우에는 장기적인 요산 저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라며 “해당 환자에서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요산 저하 약물들과 통풍 발작 예방 약물들을 사용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과 채소 섭취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약물치료만큼이나 식습관 관리, 생활 습관 조절도 통풍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비만이 되지 않도록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 교수는 “술 종류 중에서는 퓨린 농도가 가장 높은 맥주를 피해야 한다. 소주나 다른 증류주는 맥주에 비해 단위 당 퓨린 함량이 적지만, 그렇다고 통풍에 대해 안전한 것은 아니다”라며 “알코올 성분 자체가 요산 배설을 억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술도 통풍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으니 금주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퓨린 함량이 높은 소고기, 돼지고기, 육류의 내장, 농축된 육수, 꽁치, 고등어, 액상과당 든 탄산음료, 과일 주스의 섭취도 주의하는 것이 좋다”라며 “반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채소에 풍부한 섬유질, 엽산, 비타민C는 요산이 쌓이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만큼 통풍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