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star] 교체로 나와 독일-스페인 격침...이것이 진정한 '슈퍼 조커'

[포포투=한유철]

도안 리츠가 이번 대회 진정한 '슈퍼 조커'로 떠올랐다.

일본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스페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2승 1패(승점 6점)를 기록,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변을 연출했다. 독일, 스페인과 한 조가 된 일본은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탈락 후보 1순위'였다.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할지라도 스페인과 독일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별리그 일정이 모두 끝난 지금, E조 최상단엔 일본의 이름이 자리했다. 지난 1차전에서 독일에 2-1 역전승을 기록한 일본은 코스타리카에 패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스페인을 상대로 다시 한번 역전승을 거두며 당당히 16강행을 확정 지었다. 이로 인해 독일은 조 3위를 기록,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두 번 연속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그리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선수는 두 경기 모두 동일했다. 주인공은 리츠다. 만 19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유럽 생활을 시작한 리츠는 2017-18시즌 흐로닝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리그 29경기 9골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이후 '명문' PSV 아인트호벤으로 향했고 이번 시즌 프라이부르크에 합류했다. 무대가 바뀌었지만 이전에 빌레펠트에서 분데스리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곧바로 주전으로 낙점받았다. 현재까지 컵 대회 포함 22경기에 나서고 있으며 4골 4어시스트를 올려 팀을 이끌고 있다. 공격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과 왕성한 활동량, 일본 특유의 발 기술을 바탕으로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주전보다 후보로 나서고 있다. 이는 오히려 리츠에게 '약'이 됐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리츠는 후반 26분 타나카 아오와 교체돼 출전했다.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을 보강해 득점을 노리고자 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이는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리츠는 투입한 지 4분 만에 첫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일본은 후반 38분 아사노 타쿠마의 역전골이 나오면서 독일을 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패턴은 스페인전에서도 동일하게 발현됐다. 하지메 감독은 0-1로 끌려가던 하프타임 때 쿠보 타케후사를 빼고 리츠를 투입했다. 리츠는 투입한 지 3분 만에 이토 준야의 패스를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우나이 시몬을 뚫어냈다. 독일전과 마찬가지로 기세가 오른 일본은 곧바로 맹공을 퍼부었고 후반 6분 아오의 역전골이 나오면서 스페인까지 잡았다.

2번의 교체 출전에서 2번의 동점골. '슈퍼 조커'가 따로 없었다. 이 단어가 더욱 어울리는 이유는 선발로 나왔을 땐 임팩트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츠는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 우측 윙어로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후반전 교체됐다. 이제 일본은 16강에서 크로아티아와 맞대결을 치른다. 패배는 곧 탈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스쿼드 구상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하지메 감독이 리츠를 선발로 쓸 지, 다시 한번 '슈퍼 조커'로 활용할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