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미사일부대 수십개”···金 유고시 김여정이 ‘버튼’ 쥘 수도

민병권 기자 입력 2022. 12. 2. 15:16 수정 2022. 12. 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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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의 군사이야기] 진화하는 北 핵지휘통제
군단급 전략군 창설 후 핵미사일 전담
2027년 핵무기 200여기 보유 추정땐
중대급 부대 최소한 수십개 운용 관측
화성17형은 아직 완성도 높지 않지만
KN23 등 일부 SRBM 실전배치 수준
核지휘 김정은·총참모장·전략군順 하달
김정은 명령 녹화·최룡해에 위임 가능성
북한이 올 3월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북측은 화성 17형, 우리 군은 화성 15형으로 평가)한 후 이튿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화성 17형 발사 성공을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동식 발사대에 실린 ICBM(화성 17형)을 뒤로 하고 걷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올 3월 25일 공개한 전날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측은 화성 17형으로 주장하고 우리 군은 화성 15형으로 평가) 시험 발사 장면. 일명 ‘붉은기중대’로 보이는 부대원들이 지휘 통제 시설에서 발사 명령이 전달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화기를 한 손에 들고 ‘발사’를 외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서울경제]

북한이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이를 비롯한 각종 핵미사일들의 실전 배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남용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분야에서 북한은 실전 배치 수준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국 본토를 겨눈 ICBM은 관련 시험 발사 등의 차원에서 일부 운용하고 있을 수는 있으나 아직 기술적 미비점으로 인해 실전 배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정통한 전·현직 주요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북한은 총참모부 산하 독립군종인 전략군 예하에 일부 ICBM부대 운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전방 등의 지역에 유사시 전술핵 운용을 위한 실전 부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국자는 “북한은 그동안 개발 중인 ICBM의 시험을 노동당 군수공업부 중심으로 실시해왔는데 근래에 화성 17형의 운용을 (총참모부 예하) 전략군의 부대로 전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실전 배치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은 ICBM의 추가적인 성능 시험 발사를 지원하면서 미래 실전 운용을 준비하기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동향에 정통한 예비역 출신의 주요 소식통도 “북한의 ICBM은 아직 실전 배치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KN 23형과 같은 일부 SRBM들은 실전 배치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2022년 3월 24일 ICBM 발사(북측은 화성 17형, 우리 군은 화성 15형으로 평가)후 이튿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화성17형 발사성공을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일명 ‘붉은기중대’로 추정되는 부대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핵 운용 부대 모태는=북한군에서 핵미사일을 전담하는 것은 총참모부 산하의 ‘전략군’이다. 북한에서 전략군은 일반적인 육해공군 3군 체계에 속하지 않은 독립군종인 ‘제4군’으로 운용되고 있다. 전략군은 군단급부대다. 전략군 총사령관의 계급은 대장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제639군부대→제00포병군단(1990년 창설)→미사일지도국→전략로케트군→전략군 창설’의 순서로 진행됐다.

전략군은 예하에 자칭 ‘화성포병부대’를 두고 ‘화성’ 계열 및 ‘북극성’ 계열 탄도미사일들의 시험 발사를 현장에서 도맡아왔다. 북한이 해당 부대의 명칭을 ‘화성로케트부대’가 아닌 ‘화성포병’으로 한 것은 과거의 중공군처럼 미사일을 포병 무기 체계의 일환으로 분류하는 내부 전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ICBM 화성 17형이 11월 18일 시험발사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핵미사일 개수 및 운용 부대 규모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예비역 출신 주요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구체적으로 핵실험을 몇 번 해야 하고 수소폭탄·ICBM을 비롯해 핵무기를 각각 몇 기씩 확보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놓았는데 김정은 체제인 현재도 김정일 위원장의 목표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수치는 대외비여서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개인적인 분석 결과 북한이 미국에 대해 핵으로 최소 억지 전략을 구현하려면 160~210기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해야 하는데 김정일이 제시한 목표도 대략 이런 범위에 있다”고 전했다. 앞서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연구소도 지난해 발표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 2027년 최대 200여 개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정도의 핵무기가 양산된다면 중대급 단위를 기준으로 최소 수십 개의 핵미사일 부대가 운용돼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장도 전략군 산하에만 30개의 붉은기중대가 편제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이 11월 18일 화성 17형 시험 발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일명 ‘붉은기중대’ 부대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명령을 하달받고 발사 버튼을 누르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탄도탄 전력화 이원화되나=근래에는 화성포병부대 외에 또 다른 명칭의 핵미사일 운용 부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붉은기중대’ ‘화력구분대’ ‘전술핵운용부대’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 ‘전선장거리포병부대’ 등 생소한 명칭이 북한 관영 매체 보도를 통해 잇따라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전문 보도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붉은기중대는 전략군 지휘부 직속 중대다. 평시에는 ‘시험 발사 조작’, 전시에는 ‘미국 본토 공격용 ICBM 및 화성포 발사 조작’을 전투 임무로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장은 “붉은기중대라는 부대 명칭은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에 공개할 때 사용하는 가칭이고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진짜 명칭은 따로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같은 분석이 맞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는 전략군이 운용하는 여러 개의 붉은기중대 중에서도 ICBM인 화성 15형이나 화성 17형을 실전 운용하기 위한 부대일 가능성이 있다. 화력구분대는 특정 부대명이라기보다는 붉은기중대 예하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 등을 운용하는 소대급 미사일 부대를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조직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3월 24일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반면 전술핵운용부대나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은 ICBM인 아닌 한국·일본을 사정권에 둔 전술핵무기급 SRBM을 전담하는 부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전술핵운용부대는 KN 23 미사일 등을 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군 안팎의 분석이다.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기존 보도 내용을 감안할 때 올해 4월 17일 시험 발사된 자칭 ‘신형 전술유도무기(KN 24 개량형 추정)’ 등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할 때 북한은 전략핵무기인 ICBM과 전술핵무기인 SRBM의 운용 조직을 이원화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 장거리 전략핵 미사일은 전략군 산하 붉은기중대들이, 단거리 전술핵 미사일은 전방 등에 배치되는 전술핵운용부대·전선장거리포병부대가 맡는 구조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8월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북한내 코로나19 확산사태 등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떠넘기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언급하고 있다. 조선중앙TV화면캡처,연합뉴스

◇핵 버튼 누가 누르나=북한은 2013년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 제하의 법령을 통해 핵 전력의 사용은 최고사령관 명령에 의해서만 이뤄진다고 못 박았다. 북한군 최고사령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북한의 공식 군사 지휘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면 핵공격 명령은 ‘김정은 위원장→총참모장→전략군단장→붉은기중대장’ 등의 순서로 하달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혹은 총참모장이 아닌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통해 핵 정책 결정과 명령 하달이 이뤄질 여지도 있다. 이 경우 김정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의 부친이거나 백부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리병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비중 있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같은 중앙집권적인 핵 지휘 통제 구조는 김정은 위원장 유고나 급변 시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일정한 조건하에 핵 지휘 통제 권한을 제한적으로 분산시킬 여지도 있다. 미국 국방부 국방위협감소국(DTRA)도 올 8월 이 같은 맥락의 분석을 내놓았다. 해당 분석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이 공격을 받아 핵 지휘권을 직접 발동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이 생길 경우 사전에 만들어놓은 녹화 명령이나 사전 준비 프로그램이 핵 운용 부대에 자동 전달되도록 하는 ‘자동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혹은 김정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나 최룡해 국무위 제1부위원장, 리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에게 유사시 핵 권한을 제한적이나마 조건부로 맡기는 ‘위임’ 방식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과 군의 연락 두절 상황 등에 대비해 조건부로 핵무기 발사 권한을 군에 이양하는 방식 등도 추진될 수 있다고 DTRA는 내다봤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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