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도하 참사'를 '도하 환희'로 바꾸겠다던 모리야스, 약속 지켰다

안영준 기자 2022. 12. 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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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도하에서 새 역사를 썼다.

그는 도하로 떠나기 전 가진 월드컵 출정식에서 "도하에서의 기억은 영원히 잊히지 않고 잊을 수도 없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 축구 팬들에게 '도하 참사'를 '도하 환희'로 바꿔드리겠다"고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던 바 있다.

이제 모리야스 감독은 물론 일본 팬들에게 도하는 비극이 아닌 16강을 일군 '약속의 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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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페인 꺾고 E조 1위로 16강행
27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일본과 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 일본 축구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2022.11.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일본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도하에서 새 역사를 썼다. 덕분에 일본 팬들은 카타르 월드컵의 주인이 된 것처럼 축제를 즐기고 있다. 과거 '도하 참사'로 불렸던 악몽도 깨끗하게 지웠다.

일본은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스페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독일을 2-1로 제압했던 일본은 2승1패(승점 6)를 기록,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일본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월드컵에서 2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한 팀이 됐다. 일본은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 아시아 팀 중 유일하게 16강 무대를 밟은 바 있다.

일본 도쿄의 축구팬들이 22일(현지시간)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독일이 선제골을 넣자 머리를 감싸 쥐며 탄식하고 있다. 일본은 전반 33분 일카이 귄도안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에 두 번의 연속골을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 AFP=뉴스1 ⓒ News1 임세원 기자

이전까지 일본 축구사에 도하는 '비극의 땅'이었다.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일본은 이라크를 상대로 2-1로 이기고 있었다.

같은 시간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일본이 승리한다면 한국이 아닌 일본이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일본은 이라크에 동점골을 허용했고, 결국 한국(2승2무1패·득실차 +5)이 일본(2승2무1패·득실차 +3)을 제치고 기적처럼 본선에 올랐다. 사상 첫 본선 진출을 눈앞에서 놓쳤던 일본 선수들은 땅을 치며 울었다. 한국엔 도하의 기적이었지만 일본엔 비극이었던 이유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이 1일(현지시간) 저녁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스페인과 일본의 경기 후반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도안 리츠를 끌어안고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당시 눈물을 흘렸던 선수 중엔 현 일본 대표팀 사령탑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있었다.

그는 도하로 떠나기 전 가진 월드컵 출정식에서 "도하에서의 기억은 영원히 잊히지 않고 잊을 수도 없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 축구 팬들에게 '도하 참사'를 '도하 환희'로 바꿔드리겠다"고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던 바 있다.

그리고 모리야스 감독은 그 약속을 지켰다.

모리야스 감독은 매 경기 과감한 전술 변화와 최고의 교체 카드로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연달아 격파, 기어이 도하에서 환희를 선물했다.

이제 모리야스 감독은 물론 일본 팬들에게 도하는 비극이 아닌 16강을 일군 '약속의 땅'이 됐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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