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팬도 “아웃 같다” 했지만…‘똑똑한 축구공’은 1㎜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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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둥글다.
하지만 이젠 '공은 똑똑하다'는 말을 더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 카타르월드컵부터 축구공에 적용되기 시작한 첨단기술이 일본을 구했기 때문이다.
축구공 속에 센서 두 개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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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둥글다. 게다가 이제는 공이 똑똑하다.
일본이 스페인을 꺾었다. 조 1위. 16강 진출이다. 죽음의 조를 뚫었다. 이런 이변이 있을 때 우리는 보통 ‘공은 둥글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하지만 이젠 ‘공은 똑똑하다’는 말을 더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 카타르월드컵부터 축구공에 적용되기 시작한 첨단기술이 일본을 구했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 알 릴라는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축구공 속에 센서 두 개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초광대역 무선기술(UWB) 센서다. 이 센서는 실시간으로 공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 데이터를 초당 500개씩 전송한다. 지피에스(GPS)나 블루투스보다 우수한 기술이다. 다른 하나는 관성 측정장치(IMU) 센서다. 이 센서는 공간에서 물체의 미묘한 움직임을 감지한다. 이들 장치의 무게는 14g으로, 선수들이 전혀 느끼지 못할 수준이다.
공뿐만이 아니다. 피파(FIFA)는 이번 월드컵에 다양한 첨단기술을 도입했다. 이른바 ‘인공지능 심판’의 등장이다. 카타르월드컵 경기장에는 지붕 아래 12개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이들은 선수 신체 부위 29곳을 추적해 움직임을 파악한다. 카메라가 전송한 운동 정보를 받은 인공지능은 알 릴라와 이들 카메라가 보내온 정보를 종합해 오프사이드, 골라인 아웃 여부 등을 심판에게 알려준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겨우 20초에 불과하다.
실제 이날 후반 16분 나온 일본의 역전골은 이런 첨단기술이 아니었다면 취소될 수 있었다. 득점을 도운 마지막 패스가 골라인 아웃 이후 일어난 일인지가 관건이었는데,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돌려보더라도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차이였다. 심지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골라인 아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심판은 ‘인’ 판정을 내렸다. 1㎜ 차이까지 잡아내는 기술 덕분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비디오판독 기술로 오심을 잡아낸 경우는 44경기에서 22번 있었다. 일각에선 이런 기술이 주로 약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팀 전력에 대한 선입견 등이 기존 판정에 영향을 미쳤을 거란 해석이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꺾을 때도, 이날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기록한 득점이 줄줄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됐다. 물론 아직 이를 입증할 충분한 데이터는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축구가 더욱 공정해졌다는 사실이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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