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캐롯손보 2대 주주 됐다…금융업 보폭 확대
가상자산거래소 이어 보험사도 주요 주주
금융업 투자 확대 행보
SK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가 인터넷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의 2대 주주가 됐다. 계열사 SK텔레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SK스퀘어는 지난해 출범했는 데,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을 첫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SK스퀘어가 그룹 차원의 금융업 사업 확대의 중추 역할을 맡게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 및 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캐롯손보의 2대 주주를 SK텔레콤에서 티맵모빌리티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금융사의 대주주(지분율 10% 이상) 변경은 금융위의 인허가 사항이다. SK텔레콤과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하반기 돼서야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 충족여부를 심사한 결과, 법령상 대주주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이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이 보유한 캐롯손보 지분 10.68%(400만주)를 주당 5034원, 총 201억3600만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티맵모빌리티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캐롯손보 지분 5.34%에 SK텔레콤 보유분을 더해 총 16.02%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한화손해보험(지분율 60.44%)에 이어 캐롯손보의 2대 주주에 오른 것이다. 캐롯손보는 이외에도 사모펀트(PEF) 스틱·벤처캐피탈(VC) 알토스(각 9.9%), 현대자동차(3.74%) 등이 주주로 있다.
SK텔레콤이 티맵모빌리티에 지분을 전량 넘긴 것은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을 비롯해 모빌리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티맵모빌리티가 자동차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캐롯손보 지분을 보유하는 게 향후 사업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주행 거리만큼 보험료를 산정하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캐롯손보는 티맵 사용자가 일정 거리 이상을 안전하게 운전하면 ‘운전점수’를 주고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그룹 내부에서 티맵모빌리티가 SK텔레콤을 연결고리로 협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직접 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캐롯손보가 자동차 보험을 많이 하다보니 모빌리티에 특화된 티맵모빌리티가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지분을 넘긴 것”이라며 “직접적인 협업을 할 수 있는데 SK텔레콤보다는 티맵모빌리티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주주사가 모빌리티 산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주주권 행사를 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SK그룹사 간 지분 정리를 두고 SK스퀘어가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금융부문의 투자 영역을 확대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SK스웨어가 60.11%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이며, KB국민은행이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다.
SK스퀘어는 반도체와 모빌리티, 인터넷 포털, 가상자산 등 각 분야별 투자를 통해 기존 그룹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SK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가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금융 분야에 눈에 띄는 투자 내역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스퀘어가 자회사를 통해 보험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금융부문의 영향력을 조금씩 확대할 것이란 해석이다. SK스퀘어는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등에 지분 투자를 통해 금융부문에 진출하고 있다.
금융부문의 투자를 SK스퀘어가 전담하게 된다면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사에 대한 투자 확대로 금융업권과의 사업적 협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스퀘어는 올해 정기인사에서 전략 및 투자 전문가인 박성하 전 SK C&C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며 SK스퀘어의 투자 역량 확대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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