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풍요의 부엉이로 위로 받고 희망찬 새해 꿈꾸기를…”

도재기 기자 2022. 12. 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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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작가, 갤러리인사1010서 개인전···부엉이 소재 작품들 선보여
이영미 작가의 ‘부흥이-6080’(60×80㎝, 캔버스에 오일). 작가 제공

‘부엉이 곳간’이라는 말이 있다. 부엉이가 둥지에 먹을 거리 등을 많이 모아두는 습성이 있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아쉬움 없이 두루 잘 갖춰져 있다는 의미다. 넉넉함과 풍요로움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부엉이(올빼미)는 지혜를 상징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상용구인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대표적이다. 로마 신화에서 지혜의 신 미네르바(그리스 신화의 아테나)가 늘 부엉이와 함께 다닌데서 나온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엉이는 갖가지 상징성을 띤 흥미로운 동물이다보니 예술작품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된다.

이영미 작가의 ‘부흥이-80116’(80×116㎝, 캔버스에 오일). 작가 제공

이영미 작가가 부엉이의 상징성 등을 자신 만의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표현한 그림들로 개인전을 연다. ‘부엉이의 선물’이란 뜻이 담긴 ‘부흥이의 선물’이란 제목으로 갤러리 인사1010(서울 인사동)에서 7일 개막한다.

부엉이를 소재로 한 작품전에는 신작 소품을 중심으로 모두 40여 점이 선보인다. 조화로운 색감, 간결한 구도와 선, 마치 화강암의 표면처럼 질감(마티에르)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이다. 화면은 묵직하면서도 색들의 어우러짐으로 부드럽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다채로운 색들이 녹아든 융합의 울림이 있다.

부엉이를 소재로 한 이영미 작가의 작품들. 작가 제공

화면의 질감도 눈길을 끈다. 밑작업을 한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쌓아 올리고 또 긁어내는 여러 번의 반복 작업의 결과다. 정신적·육체적 노동과 더불어 색감과 질감을 더 도드라지게 하는 작가적 감각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붓질과 긁어낸 흔적이 생생하다. 과감하게 단순화시킨 배경과 구도, 선은 군더더기 없이 간명해 화면에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듯하다.

특히 소나 호랑이 꼬리 끝에 살포시 앉아 있는 부엉이의 모습은 전통적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듯 익살스럽고 해학적이다. 둥그런 나무에 초생달이 걸리고, 그 달에 걸터 앉은 부엉이들에서는 작가의 상상력, 감각이 잘 드러난다. 이 작가는 “코로나19 사태 등을 겪으며 많은 이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는 상황”이라며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작가로서 부엉이의 상징성을 담은 작품들로 위로를 건네고, 나아가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새해를 맞이해보자는 뜻을 작품전에 담았다”고 밝혔다. 전시는 12일까지.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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