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日 축구가 증명한 '세계화의 힘'…韓 스포츠, 어떤 자극 필요할까

조영준 기자 2022. 12. 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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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물론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일본은 중요한 경쟁자였다.

현재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자존심 승부를 펼치고 있다.

과거 한국은 축구를 비롯한 농구, 배구, 배드민턴, 탁구 등에서 일본을 앞섰다.

한국 축구는 물론 다른 스포츠도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다면 일본과의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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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일본 축구 대표팀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축구는 물론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일본은 중요한 경쟁자였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에서 양국이 펼치는 '명승부'는 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현재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자존심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두 팀은 누가 먼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월드컵 본선 최다승을 달성하느냐를 놓고 경쟁했다.

'죽음의 조'라 불린 E조에 속한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2승을 거두며 아시아 국가 월드컵 본선 최다승인 7승에 성공했다. 놀랍게도 2승 상대는 '전통의 강호' 독일과 '무적함대' 스페인이었다.

비록 우세가 점쳐졌던 코스타리카에 0-1로 졌지만 독일과 스페인을 모두 이긴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4월 국내 축구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죽음의 조'인 E조에 한국이 아닌 일본이 배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차례로 제압하며 2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상대로 전반은 모두 0-1로 뒤처졌다. 그러나 후반전에서 내리 2골을 넣으며 2-1로 이긴 방법은 똑같았다. 탄탄한 수비로 전반전을 최소 실점으로 버틴 뒤 후반에 기습적인 역습으로 역전을 노린 전술에 모두 성공했다.

특히 스페인전에서의 공 점유율은 17.7%에 그쳤지만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찾아온 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1로 역전한 뒤에는 수비라인을 한층 견고하게 형성하며 스페인의 공격을 봉쇄했다.

결승 골이 비디오판독(VAR) 결과 골로 인정되는 행운도 따랐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결코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일본 대표팀은 유럽 리그에서만 뛰는 선수가 무려 19명이다. 풍부한 선수층에서 나오는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해외 유학을 보내고 이런 선수들이 성장하면 '큰물'로 보내는 시스템이 오늘의 일본 팀을 완성했다.

자국 J리그 발전은 물론 유럽 유명 클럽의 유소년 시스템을 적극 수용했다. 여기에 재능 있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스폰서까지 합세해 '해외파'들을 대거 배출했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스페인과 경기서 역전골을 넣고 환호하는 다나카 아오

이런 시스템은 타 종목도 비슷하다. 과거 한국은 축구를 비롯한 농구, 배구, 배드민턴, 탁구 등에서 일본을 앞섰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역전되었고 현재 일본을 압도하는 구기종목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올해까지 남녀부와 청소년, 20세 이하 및 성인 축구 대표팀의 한일전에서 한국은 2승 1무 6패로 열세를 보였다.

배구의 시스템도 축구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주니어 대표 선수들을 '차세대 국가대표'에 맞춰 육성하는 체계성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또한 지도자들은 해외에 나가 세계 배구의 흐름을 파악한다.

탁구와 배드민턴도 세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살렸다. 현재 두 종목에서 일본은 한국을 넘어 각종 국제 대회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위협하는 자리까지 성장했다.

일본이 갖춘 선수층과 자본은 분명 한국이 따라가기 어렵다. 그러나 일본 스포츠 전반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국제 경쟁력 갖추기'와 '선진 시스템 도입'이다. 늘 국제 대회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과 비교해 한국 스포츠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어느 종목이건 '세계의 흐름'과 '선진 시스템'을 외면하면 국제 경쟁력을 잃는다. 일본 축구가 먼 훗날을 내다보며 육성한 '유럽파'들은 마침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을 냈다.

라이벌을 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조건은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국 축구는 물론 다른 스포츠도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다면 일본과의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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