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골든글러브 후보 하주석의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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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이다.
골든글러브 후보자가 발표됐다.
후보 선정 기준은 간단하다.
때문에 '왜 그런 선수를 후보까지 포함시켰냐'는 논쟁은 소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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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지난 달 30일이다. SNS에 손편지 하나가 올라왔다. 이글스 유격수 하주석(28)의 반성문이다.
"최근 있었던 음주운전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나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불찰이었고 바보 같은 행동이었습니다. 실망을 안겨드린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한 질책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팬들께 너무 죄송해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반성하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같은 날이다. 손편지가 등장하기 전이었다. KBO가 보도자료를 릴리스했다. 상벌위원회 결정 사항이다.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음주운전 적발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하주석에게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10여일 전 대전 모처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8%가 나와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데 따른 조치였다.
손편지와 보도자료 이틀 전이다. 그러니까 11월 28일의 일이다. 골든글러브 후보자가 발표됐다. 지명타자를 포함해 10개 포지션에 89명이 이름을 올렸다. 뜨거운 유격수 자리에는 6명이 경합 중이다. 박성한, 김휘집, 오지환, 심우준, 박찬호. 그리고 하주석이다(이상 팀 순위에 따른 나열).
후보 선정 기준은 간단하다. 개인 타이틀을 따거나, 그 포지션에서 720이닝 이상을 출전하면 된다. 즉, 심사 과정이 없다는 얘기다. 요건만 갖추면 된다. 자동적으로 이름이 오른다. 때문에 ‘왜 그런 선수를 후보까지 포함시켰냐’는 논쟁은 소모적이다. 대신 투표라는 절차로 검증하면 된다.
그는 올 시즌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인물 중 하나다. 6월에는 헬멧 투척 사건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구단은 곧바로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누가 봐도 문책성 조치였다. KBO상벌위원회는 출장정지 10게임에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했다.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도 명령했다. 그리고 몇 달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팀은 크게 곤란해졌다. 핵심 전력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FA 영입(오선진)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리라. 여론의 동향도 살펴야 한다. 기존의 사례, 특히 함께 상벌위원회에 넘겨졌던 김기환(90게임 정지)은 NC로부터 퇴단 조치를 당했다.
이런 와중에 골든글러브 투표가 진행된 것이다. 아이러니다. 물론 기록상은 이상할 게 없다. 후보군에 들어간 것은 당연하다. 수상에 근접한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자부심을 느낄 일이다. 그런데 상황은 계속 최악으로 가고 있다. 후보로 계속 남아있고, 혹시라도 몇 표가 간다면, 그 자체가 별스러운 일이 됐다.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PD, 아나운서, 해설자 등으로 이뤄진 투표인단은 1일까지 선택을 끝냈다. 결과는 9일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공개된다.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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