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윤미향 이어 박완주…野, 알뜰한 제명의원 활용법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2. 12. 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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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이사회 구성 바꾸는 방송법
안건조정위에 박완주 포함시켜 강행
양곡관리법땐 윤미향 활용 단독처리
국민의힘 김영식, 윤두현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방송법·양곡관리법 등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단독처리하는데 비위 혐의로 스스로 제명시킨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통해 단독 통과를 막으려 했으나 민주당의 전술에 막혀 번번이 밀리는 모양새다.

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정보통신방송소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했다.

이 법안들은 각각 KBS·MBC·EBS의 이사회 구성에 대한 법규를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주당이 소위에 이어 전체회의에서도 법안을 다수결로 통과시킬까봐 지연 작전으로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한 것이다.

이날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박완주 의원까지 6명으로 안건조정위원회가 구성됐으나 약 3시간 만에 법안은 다시 처리됐다. 민주당 출신이지만 성비위 혐의로 지난 5월 제명당한 박 의원이 친정 편을 들었고 민주당 측이 다수결로 의결하려고 한 것이다. 4:2로 민주당 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박성중·윤두현 의원이 항의와 함께 퇴장해버리자 안건조정위가 구성된 당일 법안이 통과됐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6명으로 꾸려지고 제1당이 3명, 나머지 교섭단체로 3명을 꾸리게 돼 있다. 3대3 동수를 만들어 1당의 뜻대로만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야당과 논의를 통해 해결하게 한 것이 취지다. 법안이 안건조정위원회에 들어가면 최장 90일 간 논의할 수 있다.

하지만 안건조정위원회에 번번이 민주당 출신 제명 의원이나 정의당 의원이 들어가면서 국민의힘의 지연전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수하게 한 양곡관리법을 민주당이 단독 통과시킬 때에는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한 몫 했다. 윤 의원 역시 작년 7월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등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바 있다. 양곡관리법 처리 당시에도 안건조정위원회에 윤 의원이 들어갔고 결국 야당 뜻대로 단독 처리됐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검수완박법’에서 위장탈당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 출신 무소속’ 민형배 의원, ‘양곡관리법’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젖은 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 ‘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 이번 ‘방송법’에서는 성비위 혐의를 받은 ‘민주당 출신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각각 소속 상임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민주당 날치기를 도왔다”고 맹비난했다.

2일 다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이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여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발언시간에 끼어들어 항의했고 회의는 난장판이 됐다.

회의 내내 고성이 이어지자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조용히 좀 하시라”고 말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진행을 개판으로 하니까 그렇죠”라고 받아쳤고 정 위원장은 “권성동 위원, 개판이라니”라고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정청래 위원장이 토론을 종결하고 의결하려 하자 여당 의원들은 반대했고 정 위원장은 토론 종결을 위한 표결을 했다. 정 위원장이 “토론 종결에 찬성하는 위원들은 일어나달라”고 했고 과반수인 민주당 의원들이 일어서자 의사봉을 두드리며 토론을 종결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 위원장 자리 앞에 가서 항의했으나 토론 종결을 막지 못하자 일부 의원은 “회의 개판이네”라고 말한 뒤 퇴장했고 결국 방송법 개정안 등은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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