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기다린 차를 포기했다”…10% 할부금리에 비명 [헤럴드 뷰]

2022. 12. 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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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할부금리 상단이 10%를 넘기면서 차 계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교적 단기간에 할부금리가 치솟으면서 신차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 자동차판매업 관계자는 "계약을 한 시점이 올 상반기 이전이라면 지금은 예상했던 금리보다 2~3배는 뛴 상황"이라며 "취소물량은 꾸준히 있었지만 1년 넘게 차를 기다린 고객들이 이자가 걱정된다며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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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2%서 최고 10%로
“차라리 타던 차 계속 타겠다”
취소물량 늘어 출고일 당겨져
금리 높은 중고차시장도 급랭

#. 3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국산 SUV차량을 계약했다. 현재 약 1년을 기다린 차량의 출고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A씨는 계약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 차량 가격의 절반을 할부로 메우려 했는데 최근 급등한 금리에 이자 부담이 예상치를 넘었기 때문이다. A씨는 “1년 가까이 기다린 차량이긴 하지만 최근 더 얇아진 지갑사정을 생각하면 타던 차를 조금 더 유지해야 하나 고민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할부금리 상단이 10%를 넘기면서 차 계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신차를 사려면 계약하고도 1~2년은 족히 기다려야 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치솟는 금리에 이자 부담만 2~3배 늘어나면서 이젠 ‘신차 포기’를 걱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차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은 중고차시장은 더 울상이다. 한때 당장 차량을 받을 수 있어 새 차보다 더 높던 중고차 가격은 연일 하락세다.

▶자동차 할부금리 2→10% 급등…“타던 차 계속 타자”=2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롯데·삼성·신한·하나·우리)와 캐피털사(현대·KB)의 신차 기준(현대 그랜저, 36개월) 자동차 할부금리는 6.7~10.5%로, 상단이 10%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할부금융시장 경쟁으로 인해 최저 금리가 2%대까지 내려간 것과 비교했을 때 1년도 채 안 돼 금리가 3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주요 자금조달책인 여전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 본격화된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한 채권시장 경색 현상은 여전채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일 기준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5.845%로, 지난해 동기(2.354%) 대비 약 3.4%포인트 상승했다.

비교적 단기간에 할부금리가 치솟으면서 신차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5000만원의 차량을 계약하며 이 중 80%를 금리 3%의 3년 할부로 결제한다고 가정했을 때 총 실납부이자는 280만원 정도다. 하지만 금리가 두 배 이상 오른 현시점에서 같은 차량을 금리 7%의 할부로 결제하면 실납부이자는 67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상승한다.

한 자동차판매업 관계자는 “계약을 한 시점이 올 상반기 이전이라면 지금은 예상했던 금리보다 2~3배는 뛴 상황”이라며 “취소물량은 꾸준히 있었지만 1년 넘게 차를 기다린 고객들이 이자가 걱정된다며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금리 더 높은 중고차시장도 경색…경기침체 겹치면서 내년에도 힘들 듯=이러한 추세는 중고차시장에도 악영향을 가져왔다. 중고차 구매특성상 주머니사정이 가벼운 경우가 많아 추가 비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크다. 실제 자동차정보포털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약 25만6000건으로, 전월(26만3000건)에 비해 2.4%가량 감소했다.

서울 장한평 중고차매매단지에서 중고차판매업을 하는 C씨는 “최근 차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이 없을뿐더러 상담을 요청하더라도 10% 중반대까지 올라가는 할부금리를 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업체도 중고차 가격이 올랐을 때 사들였던 재고들이 쌓여 있어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호근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할부금리 상승과 경기악화로 인해 위기를 느낀 자동차업계 또한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할부금리를 낮추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자동차 구매를 꺼리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 고금리 추세가 꺾이면 조금씩 업계도 회복되겠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커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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