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치마(齒磨)

입력 2022. 12. 2. 11:36 수정 2022. 12.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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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에는 쓸 만한 약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치아는 단단한 법랑질과 상아질로 구성돼 있으니 웬만해서는 손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칫솔에 무엇인가를 묻혀 닦으면 더 잘 닦이니 그 용도로 개발된 것이 '치마분(齒磨粉)'이었다.

이 튜브형이 본격화하면서 그 이름도 치약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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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에는 쓸 만한 약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치아는 단단한 법랑질과 상아질로 구성돼 있으니 웬만해서는 손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단단한 재질을 먹는 균이 있으니 이 균에 의해 이가 손상된다. 그러나 손상된 이를 되살릴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약이 없다. 치과에서도 약을 쓰는 대신 보존이나 보철 치료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치약(齒藥)은? 말 그대로 이에 쓰는 약 아닌가? 이 치약을 이해하려면 그 이전의 역사부터 캐어 보아야 한다.

음식을 먹으면 이 사이에 음식이 끼고 이것이 냄새와 충치의 원인이 되니 이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이를 닦고 물로 헹구는 행위를 ‘양치’라 하는데 이 말의 어원이 버드나무 가지를 뜻하는 ‘양지(楊枝)’에 있다고 보기도 한다. 칫솔이 없던 시절에 버드나무 가지를 잘게 쪼개 이를 닦은 것에 착안한 것이다. 손가락에 소금을 묻혀 이를 문지르기도 했고 그마저 없으면 지푸라기로 이를 닦기도 했다.

이를 닦는 방법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돼지 털을 나무에 촘촘하게 박은 ‘치쇄자(齒刷子)’였다. ‘쇄자’가 곧 솔이니 요즘 말로 하면 ‘칫솔’이다. 이 칫솔에 무엇인가를 묻혀 닦으면 더 잘 닦이니 그 용도로 개발된 것이 ‘치마분(齒磨粉)’이었다. 한자만 보면 이를 갈아내는 가루이지만 이에 묻은 이물질을 닦아내는 용도였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이 치마분은 1950년대 초반까지 명맥이 유지됐다.

치마는 곧 ‘치약’에 그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치마 또한 ‘연치마’라 하여 반고체 상태의 치마를 튜브에 넣어 짜서 쓸 수 있게 만든 것도 있었다. 이 튜브형이 본격화하면서 그 이름도 치약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단어의 느낌상 치마보다는 치약이 더 과학적으로 보이니 꽤 성공한 작명이다. 관리를 잘못해 충치가 생기면 치과에 가서 이를 갈아내는 진짜 치마를 해야 하니 치약과는 늘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겠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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