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분당 저주’ 퍼붓는 여야…1년반 남은 총선 ‘필승전략’?

2022. 12. 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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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국민의힘 분당한다”...尹 지지율 낮아
정진석 ‘민주당, 이재명과 함께 침몰할 것인가’
檢, 친명-친문 타격... “민주, 외계인 나타난셈”
국힘 ‘공천=당선’ 공식...이견 없는 ‘윤심 대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를 향해 ‘분당 저주’를 퍼붓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를 1년반 가량 앞두고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리스크’를 지렛대 삼아 야당 내 틈새 벌리기 작전에 들어갔다. 검찰의 발빠른 수사는 우군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여당의 약한 고리로 지목하고 있다. ‘윤핵관’이 차기 당대표가 될 경우 분당은 불가피한 수순이란 주장도 나온다. 역대로 총선 앞 분당은 필패다. ‘분당 저주’는 여야 공통 총선 전략이다.

‘분당론’을 먼저 꺼낸 곳은 민주당이다.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분열될 것이다. 국민의힘이 왜 분열되느냐. 1월, 2월 중에는 전당대회를 해야 될 텐데 지금 유승민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갖고 있다”며 “2위가 안철수 후보지만 안철수 후보는 당내의 의원 사이에서 계속 지금 왕따”라고 말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유승민·이준석의 ‘신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새 지도부가) 유승민과 이준석에 공천을 주겠나. 저는 새 당을 차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년 중순께엔 더 낮아질 것이라 전망했고,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분열을 막기 위한 선제적 공격”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국민의힘 분당’ 가능성 전망이 최근 늘고 있다. 요약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낮은 상태가 유지될 경우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당선을 위해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일이 다수 있고, 이는 분당 원심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원외 세력이자 보수진영으로부터 차기 당대표직을 두고 높은 지지를 받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역할’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분당 전략’ 구사는 국민의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불거졌던 ‘대장동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검사만 50명이 넘는 대단위 수사팀을 꾸려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좋은 공세 소재다. 특히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정무실장과 김용 부원장 등이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에 의해 수감된 것은 균열이 있던 ‘친명·친문’을 갈라칠 소재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 실장의 구속 직후 “지금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방탄’만을 위한 사당이 될 것이냐. 끝까지 이 대표 방탄만을 고집한다면 민주당 의원들은 ‘개딸’과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또 “이재명 대표가 옥쇄(玉碎) 전략을, 연환계(連環計)를 풀지 않으면 민주당은 이재명이라는 자연인과 함께 침몰할 것”이라며 “모든 배를 하나로 묶는 조조의 연환계가 생각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서도 ‘이재명 비토’ 여론이 있다. 박영선 전 장관은 최근 ‘민주당이 분당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당이 검찰과 사법적 진실 공방을 서로 주고받는 주체로 나서지 않아야 된다”며 ‘이재명·민주당 분리’가 옳은 길이라 주장했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대표 사퇴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아직은 ‘분당’으로까지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 내다보기엔 무리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의 경우 올해 중반 ‘비대위의 비대위’ 내홍을 겪으며 역설적이게도 당내 ‘균질도’가 더 높아졌고, 지역구 배정을 받아야 하는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심 대오’로 일사분란하다. 또 활동을 재개한 ‘원조 윤핵관’ 인사들 역시 친윤 전선 이탈을 막는 주요 포스트 역할에 부족함이 없다. 이례적이게도 비상대책위원회가 ‘당협재정비’를 하는 현상 역시 국민의힘 내 ‘다른 목소리’를 제어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본인 당선을 위한 이탈’ 가능성도 아직은 가시권 밖이다. 일단 여야가 번갈아 당선되는 지역구가 많은 수도권에는 국민의힘 의석수가 17석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엔 국민의힘 텃밭으로 인식되는 ‘강남3구’ 의석(7석)도 포함돼 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의석수가 100여석 안팎에 머문 것이 도리어 ‘공천=당선’공식을 강화했고, 이 때문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이견’은 잦아들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 역시 현재로선 낮다. 특히 검찰의 수사가 이 대표는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까지 확대되는 것은 ‘친명·친문’ 갈등을 되레 봉합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 다수파인 ‘친문’ 의원들의 경우 이 대표에 대한 강제 수사 이후엔 검찰 수사 대상이 문 전 대통령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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