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LIST] 버려졌던 공간의 놀라운 변신

2022. 12. 2. 11: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억의 공간문화를 공유하다

한 시절 일상의 무대였던 공간들도 세월의 풍파를 입기 마련. 그런데 오랫동안 기억에서 사라졌던 공간이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고 부활 신호탄을 알렸다. 적막함으로 가득 찼던 공간은 이제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쓰임을 다해, 쓸모없던 유휴공간에서 감성 충만한 핫 플레이스로 거듭난 문화 명소들이 여기 있다.


꿈꾸는 예술터, 전주시 ‘팔복예술공장’
전주시 ‘팔복예술공장’
이곳은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썬전자’가 있던 곳으로, CD의 등장과 함께 위기를 맞은 후 1987년에 공장을 폐쇄했다. 1991년 공장은 결국 문을 닫았고, 무려 25년 동안 방치된 건물이 ‘심폐소생’을 받게 된 건 지난 2016년, 문체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다. 그리고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을 탄생시킨 건축가 황순우의 재생 설계로 스러져가던 폐공장이 멋진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재건됐다. 2018년 개관 후 팔복예술공장은 하루 수백 명씩 관람객이 다녀가는, 전주의 핫플로 거듭났다. 웬만한 문화예술회관 못지않은 전시, 공연, 교육 등의 콘텐츠를 갖추고 있지만, 공장의 원형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다양한 시설과 각종 조형물 등이 매력적인 여행 콘텐츠로 어필하면서 전주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관 격인 A동과 아동, 청소년의 예술 놀이터인 B동, 그리고 야외 공간까지 제대로 즐긴다면 한 나절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흥미롭다.

위치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운영 시간 10:00~17:30 *월요일 휴관

모두의 숲, 미래의 캠퍼스, 수원시 ‘경기상상캠퍼스’

수원시 ‘경기상상캠퍼스’
지난 2003년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유휴공간으로 남아있던 교정과 건물들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지금은 문화예술 창작자들은 물론 일반 관람객들까지 끊임없이 드나드는 문화 명소가 되었다. 경기상상캠퍼스는 생활1980, 생생1990, 청년1981, 공간1986, 공작1967, 교육1964, 디자인1978 등 공간의 특성을 반영한 7개의 메인 건물들이 있다. 뒤의 숫자는 건물의 조성 연도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하나하나 공간들은 더욱 특별하다. 이를 테면 ‘동네부엌’이라는 공유 주방이 있는데 누구나 사용 가능한 부엌으로 이곳에서 조리를 해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또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공부와 모임을 할 수 있는 대여 공간,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업사이클 플라자도 있다.

위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운영 시간 09:00~18:00 *월요일, 1월 1일, 명절 휴관

옛것을 대하는 새로운 시선, 대구시 ‘수창청춘맨숀’

대구시 ‘수창청춘맨숀’
수창청춘맨숀은 과거 KT&G 연초제조창 직원들의 관사로 사용되던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한 문화예술복합공간이다. 1996년 폐쇄 이후 20년이 넘도록 방치된 이 아파트 단지가 문체부의 문화 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과거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겼다. 낡은 건물의 외벽을 그대로 살려 건물에 묻어있는 50년의 시간을 보존하고, 대신 내부를 정돈하여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 무대로 만들면서 옛것과 새것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리고 2018년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수탁 운영을 맡게 되면서 재개관했다. 건물 안팎을 둘러보다 보면 삭막하고 황량한 듯 보이지만 날것 그대로의 풍경에 문득 매료되기도 한다. 대구의 새로운 여행 콘텐츠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신세계 같은 곳이고, 특히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성지’로 소문나 있다. 각 전시장마다 특별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진지하고 엄숙한 작품들도 있지만 ‘뭘 이런 거까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소박하면서도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다.

위치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27 운영 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경기상상캠퍼스, 팔복예술공장, 수창청춘맨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57호 (22.12.06)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