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Season o’clock
자동차, 오디오, 와인과 위스키, 가방과 구두 그리고 운동화…. 더 좋은 것을 하나라도 더 갖고 싶도록 만드는 이 컬렉션에 시계를 빼놓을 수 없다. 단지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 이상의 스타일을 소유한다는 그것. 시계의 매력이다.
시계의 매력은 가격에만 정비례하지 않는다. 티쏘, 튜더, 세이코는 오랜 팬 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실용과 기능을 중시하고 허세에 흔들리지 않는 이들이다. 그중 티쏘는 169년 전통의 스위스 메이드 워치 브랜드다. 클린턴 대통령이 즐겨 착용한 타이맥스는 100달러 정도다. 손석희 시계로 유명세를 탔던 카시오는 그 절반 가격인데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스테디셀러다. 영화 ‘신세계’에서 황정민이 이정재에게 선물한 가짜 롤렉스 페이스에는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가 그려져 있는데, 이 귀여운 모델은 수십만 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된다.
지난 10월 Harry Potter×Fossil 컬렉션이 출시됐다. 다이얼은 마법 학교 호그와트의 리핀도르, 후플푸프, 래번클로, 슬리데린의 4개 반을 형상화했고 케이스백에는 호그와트 문장이 새겨져 있다. 이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아니다. 해리포터 타임피스는 초정밀 자동 무브먼트, 43㎜ 골드톤 케이스, 3-링크 브레이슬릿, 번개 모양의 초침, 야광 분·시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페라가모 스퀘어 컬렉션은 짙은 브라운 컬러와 각도에 따라 색이 오묘하게 변하는 마더오브펄 화이트 다이얼, 로즈 골드와 실버 컬러의 조합이 돋보이는 브레이슬릿과 베젤이 특징이다. 최근 유행하는 빅 페이스 워치는 데일리로 착용하기 부담스럽지만, 19㎜ 크기, 손목에 유연하게 감기는 브레이슬릿은 터틀넥이나 니트웨어에 훌륭한 액세서리다.
‘명품 시계’를 대표하는 에르메스의 에이치 아워는 가장 대중적이며 동시에 가장 다양한 스타일을 에르메스 시계 공방에서 정교하게 만들어낸다. 악어와 송아지 가죽 스트랩에 컬러 스톤을 접목하고 옵시디언, 말라 카이트, 어벤추린의 세 가지 버전 다이얼, 케이스 가장자리에 세팅한 다이아몬드에 초연할 수 있는 여자는 드물 것이다. 선물로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원하던 것을 자신의 힘으로 소유하는 기쁨도 그에 못지않다. 그러기에 딱 좋은 연말이 초침과 같은 리듬으로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57호 (22.12.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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