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중국과의 황금시대 끝났다”는 영국…강경책 예고

임세흠 2022. 12.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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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의 수낵 총리가 중국과의 황금 시대가 끝났다면서, 대중국 강경책을 예고했습니다.

취임 뒤 첫 외교정책 연설에서 밝힌 내용이어서, 더 무게감이 있는데요.

오늘 지구촌돋보기에서는 영국과 중국의 갈등에 대해 알아봅니다.

임세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수낵 총리가 영국과 중국의 '황금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하다시피 했는데, 황금 시대라는게 양국간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뜻하는 표현이잖아요.

[기자]

그렇죠, 2015년 당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두 나라 사이에 교역과 투자, 인적 교류가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가 황금시대에 들어섰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시에 영국 경제가 시원치 않으니까, 중국의 투자 유치가 필요했던 캐머런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도입한 개념입니다.

이게 단순히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만은 않았는데요.

영국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져 왔습니다.

2021년을 기준으로 영국이 물품을 가장 많이 수입해오는 나라는 중국이고요.

영국 역시 중국이 주요 수출 시장 중의 하나입니다.

[앵커]

하지만, 최근 몇 해 들어 정치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국 관계가 틀어지고 있는거죠?

[기자]

2019년, 2020년 들어서 중국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고, 국가보안법까지 강행하면서 영국 내 분위기가 돌아섰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 침해 문제도 영국으로서는 다른 나라 일이라고 지켜만 볼 수는 없는 일이었고요.

영국은 유럽연합의 대중제재에 동참했고, 중국이 영국 기업을 인수하는데 제동을 거는 법도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보리스 총리는 2025년 이내에 타이완의 주권을 인정하고 타이완과 재수교하는 일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면 중국과의 황금 시대가 끝났다는 수낵 총리의 말은 그동안 쌓여왔던 반중 감정이 집약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사실 수낵 총리는 재무장관을 지내던 시절부터 대중 온건파로 분류되던 인물입니다.

그런데도, 중국을 향해 강경정책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총리로서 영국 내 강경 여론을 반영한 거라고 봐야 할 겁니다.

앞서 지난 일요일, 중국 상하이에서 있었던 일이 상징적입니다.

화면 볼까요.

경찰이 한 남성을 쓰러트리고, 등 뒤로 수갑을 채웁니다.

저항하는 그를 에워싸고, 끌어내는 모습이죠.

체포된 남성은 영국 BBC 기자인데, 코로나 시위를 취재하던 와중에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BBC는 해당 기자가 코로나에 감염되는 걸 막으려고 체포했다는 중국 당국자의 해명을 전했는데, 글쎄요.

화면을 보면 그렇게 친절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앞서 10월에는 맨체스터에 있는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는 남성을 영사관 안으로 끌고 가서 폭행한 일도 있었죠.

[앵커]

그래서 수낵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BBC 기자의 체포를 직접 언급하며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를 비판하기도 했군요.

[기자]

중국이 영국의 가치와 이익에 체계적인 도전을 가하고 있고, 이 도전은 중국의 권위주의가 강화되면서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지는 수낵 총리의 연설입니다.

[리시 수낵/영국 총리 : "중국은 국민들의 저항에 귀기울이는 대신, 국민들을 더 탄압하고 있습니다. BBC 기자도 폭행했습니다."]

수낵 총리의 연설 다음날 영국 정부는 투자금 약 200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32조 원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 설계 사업에서 중국 국유 기업을 배제했습니다.

[앵커]

영국의 강경책에 중국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중국 외교부는 BBC 기자 관련 질문을 받고는 '흑백이 뒤바꼈다', '난폭한 내정간섭이다' 이렇게 영국을 비판했습니다.

BBC 기자가 신분 확인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BBC는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외교부 대변인은 또, 과거 영국 경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던 일도 언급했는데, 당신들도 똑같다, 이런 논리입니다.

수낵 총리가 중국의 체계적인 도전을 언급한데 대해서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앵커]

영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이 중국에 대해서 강경해지는 분위기인데,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어제 중국을 방문했잖아요?

[기자]

네, 샤를 미셸 상임의장이 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중국의 시위 진압에 대해서 한 마디 하지 않겠냐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물론 그런 일은 없었고요.

미셸 의장은 몇몇 분야에서 여전히 중국의 시장이 닫혀 있다면서, 상호 호혜 정신에 따라 균형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서방의 시선을 의식한 듯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EU의 전략적 자주성을 지지하고, 유럽국가들이 신냉전에 반대하길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임세흠 기자 (hm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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