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 생존하려면 과기계도 외교력 키워야”

최정석 기자 2022. 12. 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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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국과 중국의 과학기술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결국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당위성을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설득력 있게 풀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요컨데 '세련된 말빨'이 필요합니다."

남 교수는 "이런 상황을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세련되게 설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 흐름에 대한 전반적 이해도가 높은 과학기술계가 외교에 나서야 한다"며 "외교 전공자가 뒤늦게 과학기술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과학기술 전문가가 외교력을 쌓아 앞으로 나서는 게 더 효율적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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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과학기술외교포럼 열려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2 과학기술외교포럼'에서 패널토론이 진행 중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국과 중국의 과학기술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결국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당위성을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설득력 있게 풀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요컨데 ‘세련된 말빨’이 필요합니다.”

남은영 동국대 글로벌무역학과 교수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2 과학기술외교포럼’ 패널토론에서 “글로벌 기술패권경쟁시대에서는 과학기술계도 외교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지난 1992년 수교를 맺을 때만 해도 한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보완하면서 동반성장하는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크게 성장한 이후 한중 경제는 모든 면에서 서로 경쟁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다.

남 교수는 “최근 한국은 한중수교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며 “올해 5월의 경우 한국은 중국에 134억달러 어치 물건을 수출한 반면 수입 규모는 149억달러로 적자를 봤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중국 관세청 자료를 보면 대중무역이 적자로 돌아선 핵심 원인은 한국이 중국산 반도체 수입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라며 “한중 무역 경쟁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는 분야가 바로 반도체”라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구조는 제품 설계 중심인 ‘팹리스’와 설계도에 맞춰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로 나뉘어 있다. 삼성, 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대체로 파운드리 분야에 훨씬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남 교수는 “기술 수준이 높은 반도체 설계는 대부분 미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파운드리 업체는 미국 없이는 생산 자체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분야에서는 한국이 미국 편에 서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런 상황을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세련되게 설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 흐름에 대한 전반적 이해도가 높은 과학기술계가 외교에 나서야 한다”며 “외교 전공자가 뒤늦게 과학기술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과학기술 전문가가 외교력을 쌓아 앞으로 나서는 게 더 효율적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이 한국의 최대 파트너인 것은 맞지만 과도한 의존은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기업들이 쓰는 반도체 생산 설비가 대부분 미국산이기 때문에, 미국 상무부가 주도하는 수출제한조치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며 “버전이 업그레이드된 미국산 장비를 쓰지 못하면 차세대 반도체 생산 자체가 막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런 상황을 생각해 반도체 생산에서 뒤처지지 않을 다른 방법들을 찾아가며 조금씩 디커플링을 준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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