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니폼 제작 동남아 노동자, 하루 3달러도 못 벌어

월드컵 : 코스타리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2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응원하고 있다. AP 뉴시스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전을 거듭하면서 축구용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그런데 축구용품을 만드는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전(한국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의 푸첸그룹 공장에서 일하는 7800여 명의 노동자들은 아디다스 축구화를 만들면서 하루 4800짯(2.27달러·2950원)을 받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월드컵 유니폼은 전 세계에서 90∼150달러(약 11만7000∼19만7000원), 축구화는 200달러 이상에 판매되고 있다.

미얀마의 푸첸그룹 공장 노동자들은 지난 10월 파업하면서 일당을 3.78달러로 인상해달라면서 요구했다. 하지만 군병력이 투입돼 파업을 진압했고 노동조합 지도부 16명을 포함해 26명이 해고됐다.

미얀마는 지난해 군부 쿠데타 이후 짯-달러 환율이 50% 이상 폭등했고 식료품, 교통, 주거비 등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3달러도 안 되는 일당으론 끼니를 때우기도 어렵다. 해고된 노동자는 더욱 막막하다. 한 여성 노동자는 "동료들이 음식을 가져다줄 때까지 먹을 것을 살 돈이 없어 사흘 동안 굶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 노동자는 "복직하지 못하면 집세를 내지 못하고,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얀마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4000만 명의 노동자가 의류 산업에 종사하며, 열악한 근로 조건에 시달리며 턱없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이준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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