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트렌비 박경훈이 내년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이유

임경업 기자 입력 2022. 12. 2. 10:50 수정 2022. 12. 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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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커머스는 적자 무덤입니다. 특히 명품을 온라인으로 파는 시장은요. 트렌비, 발란, 머스트잇 등 대표 3사는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트렌비는 330억원, 발란은 185억원, 머스트잇은 100억원이었죠. 트렌비의 적자가 유독 큽니다. 물론 시리즈D 투자 350억원을 받기도 했지만요.

쫌아는기자들 콘텐츠가 아닌 기사로 이같은 커머스 적자 구조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물론 트렌비도 취재했습니다. 그때 트렌비의 박경훈 대표가 ‘직접 설명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해왔습니다. 내년엔 흑자가 가능하고, 이미 적자는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고요. 그래서 박경훈 대표를 만났습니다. 고졸 출신 게임 개발자, 옥스퍼드 컴공 석사, 아이폰 출시 직후 앱 스타트업으로 성공적인 엑싯 등 박대표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가 있지만, 그보다 패션 커머스의 미래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봤습니다. 과연 이 출혈 경쟁은 끝은 어디인지에 대해서요.

박경훈 트렌비 대표. /트렌비 제공

◇“내년 1분기 15억원 흑자 예상, 내년 연간 실적 B.E.P 넘을 듯”

“먼저 숫자부터 말씀드리면, 작년 4분기 영업적자가 150억원이었습니다. 올해 4분기 예상은 작년 적자의 10분의 1 수준, 15억원 적자로 예상하고요. 내년 1분기에는 15억원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합니다. 내년이 지나고 나면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B.E.P(손익분기점) ‘0′을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목표고요”

-명품 플랫폼, 명품 커머스 많습니다. 트렌비는 무슨 사업을 하고, 뭐가 다른가요. 구분을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2개 입니다. 하나는 저희끼리는 ‘직(접)소싱’이라 부르는 모델. 유럽의 파트너사들이 직접 트렌비에 입점해서 물건을 팔도록 하고 트렌비는 수수료를 받죠. 가방이나 액세서리 등이 중심이고요. 다른 하나는 병행 수입사들을 입점시켜서 파는 모델. 주로 의류와 신발을 타깃으로 합니다. 트렌비는 직소싱은 선두 주자, 병행 수입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후발 주자입니다. 차별점은 직소싱입니다. 유럽의 파트너사들이 직접 물건을 팔기 때문에 병행 수입업체에서 찾을 수 없는 제품들이 있어요. 파트너사들은 150곳이 넘고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세계 6개 국가에 법인이 있고 창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시작한 영국, 일본, 미국, 이태리, 프랑스, 독일이요. 일본 같은 경우 독특한 빈티지 제품, 독일이나 프랑스 백화점, 영국의 아울렛 등 다양한 파트너사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하는데 그 루트를 직접 갖고 있다는 점이죠. 트렌비만의 경쟁력입니다.

-그런데 작년 한해 적자가 330억원이었습니다. 경쟁력이 있어도 마케팅에 돈을 많이 써야 했다?

”트렌비는 원래 공헌이익이 높은 회사였습니다. (공헌이익 : 공헌이익 = 매출액 – 변동비, 매출에서 설비투자 등 고정비를 제외하고 이익을 획득하는데 공헌한 금액. 커머스 기업에서 당장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는데 주로 쓰는 지표) 2017, 2018년 재무제표를 보면 변동비를 제외한 순수 공헌이익이 10% 수준이었어요. 마진율 같은 경우도 10%를 준수하게 넘을 정도였죠. 그런데 작년에 성장을 위해서 할인 쿠폰을 뿌리고 광고를 하고, 성장 위주로 달리면서 2020년과 2021년에 적자를 볼 수 밖에 없었고요. 150억원에서 15억원으로 적자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변동비를 크게 줄였습니다. TV광고 전면 중단하고, 쿠폰 적게 뿌리고요.”

-적자를 메워줄 투자를 확신했나보군요.

“올해 1분기, 3월까지만 하더라도 신규 투자가 유치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올 줄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올해 3월부터 스타트업 투자 열기가 죽으면서 경영 기조 수정에 들어간 것입니다.”

-적자를 1년 만에 이렇게 줄일 수 있다?

“1명의 고객을 만들기 위해 드는 돈, 그걸 따지는 지표가 있습니다. 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의 약자로 ‘고객 확보 비용’이라고도 하는데요. 2020~2021년 1명의 고객을 만들기 위해 약 8만원을 썼습니다. TV광고 많이 할 때는 10만원도 썼어요. 그렇게 10만원을 써서 고객 1명을 모으면 1년에 평균 100만원을 씁니다. 여기서 마진과 CAC를 생각하면 해당 고객이 2년 동안 170만원 이상을 써야 거기서부터 회사가 1명의 고객으로부터 흑자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년을 견딜 시간이 없고, 돈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CAC, 코스트를 확 낮춰야 하는 겁니다. 사업 초기 저희가 했던대로요. 그래서 다시 CAC가 2~3만원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줄어든 비용만큼 적자가 줄었고요.”

◇“명품 커머스는 고관여 상품, 싼 거 비교해서 사는게 아니더라”

-거래액이 떨어지고, 매출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전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항상 이 지표가 머리 속에 있었으니까요. CAC를 줄이면 다시 B.E.P를 맞출 수 있다는 것요. 상대적으로 매출은 그에 비해 덜 빠질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실제 마케팅 비용은 10분의 1 수준을 줄였는데, 거래액은 10% 정도 밖에 줄지 않았어요. 재구매율을 유심히 보고 있었거든요. 월 거래액 기준으로 재구매율이 50% 이상이 됩니다. 어느 정도의 고객 충성도가 확보되었기 때문에 신규 고객 유치 전체 수가 줄어도 기존 고객 매출이 충분히 감내해낼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습니다.”

-50% 이상의 고객이 트렌비에서 계속 물건을 사는 이유는요. 다른 플랫폼에서 ‘이때다!’하고 쿠폰을 왕창 뿌리면요.

“명품은 적은 금액 소비가 아닙니다. 100만원, 200만원 제품도 있어요. 저관여 상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커머스와 달리 명품은 고관여 상품입니다. 가격 비교해서 조금 더 싼 곳에서 사기 보다는, 몇만원 더 비싸더라도 배송 정확하고, 가품 없이 정품 확실한 곳에서 사게 됩니다. UX/UI, 그러니까 기술적으로 상품을 사는 것도 트렌비가 편하다고 자부합니다. 150명 인력 중 50명 정도가 개발자입니다. 또다른 하나, 50% 이상 상품은 저희가 직접 포장해서 배송합니다. 해외 명품 구매의 페인포인트가 배송이 부정확하고, 아주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세계 최대라는 파페치도 자기들이 직접 패키징을 하고 배송하지 않아요. 이태리 명품인데 불가리아, 브라질에서 오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저희는 직접 합니다. 해외 법인과 물류센터가 있으니까요. 그러면 배송 기간 예측이 거의 정확하고, 직접 배송 제품의 경우 무기한으로 배송을 기다릴 일 없이 제때 정확하게 옵니다.

가품에 대한 우려도 적습니다. 상대적으로 상품 다양성 자체는 트렌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가격을 포기하더라도 저희가 직접 방문해서 가품 여부를 체크하고 믿을만한 셀러만 입점하도록 합니다. 퀄리티로 관리를 한 셈이죠. 회사 자체가 무거워질 수는 있는데, 고객 만족은 올라갑니다.”

-정품 관련해서는 몇 달 전에 무신사와 크림, 패션 플랫폼끼리 크게 붙은 적이 있었는데요.

”트렌비는 감정센터가 따로 있고, 인력은 30명 정도 됩니다. 최근 가산디지털단지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전문적으로 정품 감정센터를 만들어서 다른 사업자들도 정품 감정을 의뢰할 수 있도록 확장하고 비즈니스로 확장하려 합니다. 그리고 정품/가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 솔루션을 개발 중입니다. 2년 동안 모든 정품/가품의 데이터가 있으니까 이걸 학습시켰죠. 루이비똥을 예로 들면, 루이비똥 진품을 확인하는 포인트. 대략 7~8가지로 추려집니다. 가품에서 보이는 특징들이 제한적으로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분들에 대한 사진을 집중적으로 AI에게 학습시켜서 사진 만으로 판별 가능한 솔루션입니다. 이 솔루션이 도입되면 감정센터의 인력을 크게 늘리지 않아 비용을 관리하면서도,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죠.”

-커머스는 상대적으로 다른 섹터에 비해 인력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인데요. 확장이 곧 인건비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오퍼레이션, 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계속 도입할 겁니다. 재고관리 솔루션도 개발 막바지 작업입니다. 명품 커머스 업체들의 어려움 중 하나가 재고 관리입니다. 다양한 품종의 제품을 소량으로 팔다 보니 창고 재고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요. 그걸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리해서 창고 관리 인력을 늘리지 않아도 많은 수의 주문을 소화하도록 할 겁니다. 기술로 비용을 줄일 수 있어요.”

트렌비 정품감정센터. /트렌비 제공

◇코로나 끝나면 온라인 명품 시장은?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줄어들고 명품 재고가 많아지면서, 온라인에 명품이 풀렸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온라인 명품 구매도 크게 줄지 않을까요

”면세점 니즈가 크게 줄면서 백화점 오픈런이 시작됐고, 실제 코로나로 오프라인 구매 이용자들이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이득을 본 것. 부정하지 않아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온 이용자들은 계속 온라인에서 명품을 사게 될 겁니다. 완전히 다른 경험이거든요. 가격적인 이점, 다양성 등이 있으니까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사겠다는 분은 계속 오프라인에서 살 겁니다. 아예 다른 시장으로 보고 있어요. 그런데 온라인 명품 구매 시장이 절대 죽진 않을겁니다. 경험이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리뷰나 반품 서비스 등이 좋아지면서 온라인 구매 편의성과 신뢰도도 증가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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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업체들이 많습니다. 결국 커머스란 하나의 최강자. 그 회사가 독식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 아닌가요.

-신규사업으로 리셀(명품 중고거래), 이용자들끼리 명품을 거래하도록 하는 C2C 모델을 하고 있습니다. 크림과 경쟁하나요?

◇트렌비가 영국에서 시작한 이유

-개발자 출신입니다. 커머스는 경쟁도 치열한데, 더 테크에 가까운 창업도 가능했을텐데.-투자 유치가 무산 됐을 때, 당황하지 않았다고요?

-트렌비 창업은 영국에서 했습니다.

-옥스퍼드 컴공과라면 다른 창업 아이템도 많았을텐데, 왜 꼭 명품 커머스? 파페치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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