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보다 더 달콤” 이탈리아서 ‘곰 고기’ 메뉴 등장…동물보호가들 ‘분노’

이탈리아서 곰 사냥 불법…슬로베니아 수입 주장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탈리아의 한 식당이 곰 고기를 메뉴로 내놨다가 동물보호가의 뭇매를 맞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오스트리아 크로넨 차이퉁 등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북동부 트레비소의 ‘알 푼틱 레스토랑’(The Al Puntic restaurant)은 최근 곰 고기를 이용한 스튜와 폴렌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격은 250g 기준 18유로(약 2만4000원)다.

식당을 운영하는 모니카 파카넬라는 이탈리아 일 가제티노에 곰 고기 메뉴를 선보인 배경에 대해 “슬로베니아에 고기를 자주 사러가는 남편의 사촌이 곰 고기를 먹어보자고 제안했다”면서 “곰 고기는 사슴 고기와 비슷하지만, 더 달콤하다”고 밝혔다.

식당 주인은 많은 손님들이 곰 고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카넬라는 “많은 사람들이 곰 고기를 맛 보기위해다른 지방에서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곰 고기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며, 그것이 오랫동안 베네토와 프리울리의 특산물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메뉴는 곧장 동물보호가들의 반발을 불렀다. 이탈리아에서는 곰의 사냥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이탈리아는 마르시칸 불곰(Marsican brown bear) 등 멸종 위기에 처한 곰을 보호종으로 지정한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식당은 곰 사냥이 합법인 슬로베니아에서 곰 고기를 수입한다고 해명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불곰의 수가 늘어나면서 곰 사냥을 허용하고 있고, 정육점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전직 장관이자 동물 보호 운동가인 미켈라 비토리아 브람빌라는 “혐오스럽고 부도덕하다”라면서 “이탈리아인들은 동물을 좋아하기때문에 곰을 먹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부 브레시아에 거주하는 한 동물보호가는 "당신이 브레시아에 있었다면 나는 음식에 곰이 아니라 당신을 넣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식당은 일단 곰 고기 메뉴를 계속 판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식당의 변호사 다비데 페트랄리아는 “식당에서 사용되는 곰 고기는 합법적 방법으로 수입됐다”면서 “(동물보호가의) 이 같은 반응은 명예 훼손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