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과 마주했던 한국축구의 도전, 불가능은 없다

이정호 기자 2022. 12. 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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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과 싸운 포르투갈 루이스 피구. 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컵은 나라를 대표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최강의 적들을 넘어서야 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에 만나는 포르투갈도 한국이 그동안 월드컵에서 상대한 팀 가운데 손꼽힐 만한 ‘스타군단’이다. 그 중심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

한국축구는 호날두와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는 축구스타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만났던 적이 있는데, 당시 아르헨티나 공격력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메시를 비롯해 전성기에 있는 곤살로 이과인, 카를로스 테베스, 세르히오 아궤로 등 최고의 공격수가 포진한 아르헨티나에 1-4로 완패했다.

호날두가 뛰는 포르투갈 역시 부담스런 상대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한국축구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상대하며 늘 실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반전의 역사도 적지 않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화려한 멤버로 꾸려진 프랑스와 비긴 적(1-1)도 있다. 당시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프랑크 리베리, 파트리크 비에라 등 ‘아트사커’의 전성기를 이끄는 스쿼드가 그대로였다. 데니스 베르캄프, 마크 오베르마스, 패트릭 크루이베르트, 에드가 다비즈, 클라렌스 세도로프 등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상대한 네덜란드(0-5 패)와 함께 한국이 상대한 역대 최고의 이름값 스쿼드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2010년 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와 상대한 한국축구.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앙리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프랑스의 파상공세를 잘 견뎌냈다. 후반 36분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점을 챙겼다. 프랑스는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4강 역사를 쓴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만한 승리가 더 많다. 당시 우승 후보였던 포르투갈을 꺾었다. 이때 포르투갈은 ‘황금세대’라는 찬사를 받던 강팀이었는데, 한국이 박지성의 골로 1-0으로 이겼다. 당시 양쪽 풀백이던 이영표와 송종국이 지금의 호날두에 비교될 수 있는 루이스 피구를 봉쇄한게 결정적이었다.

이후 16강에서 만난 이탈리아, 8강 스페인을 꺾을 때도 ‘월드클래스’ 레벨의 선수들을 잘 막았다. 그때 세계 최고의 리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였다. 이탈리아 중원 사령관 프란체스코 토티, 공격수 크리스티안 비에리 등을 비교적 잘 막아 역전승을 발판으로 삼았다. 스페인에도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서 탐내던 윙어 호아킨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였음에도 한국축구가 넘어선 경험이 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2-3으로 석패했다. 독일에는 세계적인 공격수 위르겐 클린스만, 수비수 로타어 마테우스가 뛰고 있었다. 그때 선전을 발판으로 4년 전 러시아에서 FIFA 랭킹 1위였던 독일을 2-0으로 물리친 경기는 한국축구사에 길이 남을 역사가 됐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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