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숲이 궁금하다면… 차근차근 돌탑을 쌓아보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라르 뒤부아는 강력한 이야기를 온화하게 그려내는 작가다.
이야기는 빽빽한 숲에 둘러싸여 바깥 세계를 전혀 알 수 없는 작은 마을에서 펼쳐진다.
숲에서 괴물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아무도 그 숲에는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숲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을까 골몰하다가 높은 돌탑을 쌓겠다고 결심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어린이 책
우리가 탑 위에서 본 것은
나딘 로베르 글│제라르 뒤부아 그림│최혜진 옮김
웅진주니어
제라르 뒤부아는 강력한 이야기를 온화하게 그려내는 작가다. 지워지지 않는 전쟁의 상처를 다룬 작품 ‘구름은 어디에서 흘러오나요?’로 2022년 볼로냐도서전 라가치상 픽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가 2016년에 발표한 ‘우리가 탑 위에서 본 것은’은 연대의 소중함을 다룬다. 두 마리 토끼의 움직임을 따라 처음에는 느슨한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기던 독자는 되풀이되는 장면들과 함께 긴장이 쌓여 고조되는 것을 느낀다. 탑 위에 오르는 것처럼 벅찬 기분이 든다.
이야기는 빽빽한 숲에 둘러싸여 바깥 세계를 전혀 알 수 없는 작은 마을에서 펼쳐진다. 숲에서 괴물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아무도 그 숲에는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기 토끼 아튀르의 아빠는 달랐다. 숲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을까 골몰하다가 높은 돌탑을 쌓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함께할 동료를 찾아야 한다.
아빠 토끼는 정성껏 키운 밀을 빻아서 작은 빵을 구운 뒤 그 고소한 냄새로 마을의 이웃들을 불러 모은다. 탑을 쌓기 위한 돌 네 개와 빵 하나를 바꾸자고 제안한다. 아튀르와 아빠 토끼는 아침마다 빵을 굽고 그 빵을 돌과 바꾸고 돌을 가져온 이웃들은 점점 모여들어 일손을 보탠다. 완성된 탑에 올라간 아튀르와 아빠 토끼는 마침내 숲 너머를 본다. 무엇을 만났을까?
작가는 한 사회의 변화는 개인의 성실한 용기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보여준다. 판권 면에는 독자가 자신의 사진을 붙일 수 있는 빈칸이 남아 있다. 이제 당신이 세계를 더 정확한 방향으로 움직일 차례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누가 할까 미루지 말고 먼저 시작하라는 권유를 이렇게 부드럽게 하는 방법도 있다. 강아지 단톤까지 힘을 모으는 연대의 장면에서 이웃들의 동작은 빼놓을 것 없이 다 아름답다. 72쪽, 1만8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본, 스페인 잡는 ‘이변’으로 ‘죽음의 조’ 뚫고 16강…조 1위
- 文 ‘서해 피격’ 수사 비판에 한동훈 “검찰이 객관적 수사할 것”
- 韓-가나전 논란의 테일러 주심…또 추가시간 조기종료 논란
- 文, ‘서해 피격 수사’에 “정권 바뀌자 부처 판단 번복...도 넘지 않기를”
- 서울시 1급 간부 3명 용퇴 결정…국장급 5명 승진 인사로 새판 짠다
- 채팅앱으로 3년간 청소년 100여 명 성착취…현역 육군 장교 구속
- “무능도 헌법 위반…민주당, 이상민 탄핵논거 로펌 보고서 받아”
- 코너 몰리는 진성준…검찰, ‘당원 매수 혐의’ 건설업자 구속기소
- [단독] 검찰 ‘성남FC’ 관련 제윤경 전 의원 소환…네이버 40억 후원경위 등 조사
- ‘재벌가 자제 마약스캔들’ 터지나...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구속기소, ‘공급 혐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