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베트남전까지… 인류 역사 함께한 ‘강’

2022. 12. 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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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의 눈으로 본 강(江)의 가치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에서 양쯔(揚子)강과 황허(黃河)강으로 문명의 시작을 두루 훑으며 시작한 이야기는 전쟁과 국경, 재난과 치수, 오염과 기후변화까지 강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야기는 강이 가진 전통적인 기능이나 역할에 국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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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

로런스 C 스미스 지음

추선영 옮김│시공사

지리학자의 눈으로 본 강(江)의 가치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강은 순환을 통해 생명을 탄생시켰으며, 인류 문명 발상의 토대이기도 했다. 지금의 ‘거의 모든 것’을 있게 한 주역은 다름 아닌 강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440쪽이 넘는 두툼한 책 안에는, 강이 인류에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예화들로 빽빽하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예화는 하나같이 흥미진진하다.

책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예화가 이집트 카이로 시내 외곽 섬의 구조물 속 수갱(수직갱도) 안에 새겨놓은 수위측정 눈금이다. 이 눈금은 나일강 수위변화를 기록하는 이른바 ‘나일로미터’다. 이게 있어서 고대인들은 해마다 찾아오는 홍수를 예측할 수 있었고, 홍수가 밀고 온 퇴적물로 비옥해진 땅에서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나일로미터를 잘 관찰하면 이듬해에 축제를 벌이게 될지, 아니면 기근을 견뎌야 할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측정된 수위를 석판에 기록한 게 고대 이집트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한 유물 ‘팔레르모 석’이다. 팔레르모 석은 강이 고대지식의 원천이었음을 증명해주는 유물이다. 고대사회는 이 지식을 바탕으로 세금을 부과했고 사회를 유지했다. 모든 기준과 규칙은 강에서 나왔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에서 양쯔(揚子)강과 황허(黃河)강으로 문명의 시작을 두루 훑으며 시작한 이야기는 전쟁과 국경, 재난과 치수, 오염과 기후변화까지 강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야기는 강이 가진 전통적인 기능이나 역할에 국한하지 않는다. 미얀마군이 강제로 몰아낸 7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가기 위해 건넜던 나프강이며, 베트남 전쟁에서 북베트남군의 은거지였던 복잡한 수로의 메콩강,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를 가로막는 미국과 멕시코를 가로지를 정치적 경계로 사용되고 있는 리오그란데강의 이야기들도 빼놓지 않았다.

저자의 주장은 인류 문명을 형성한 건 도로도, 기술도, 정치지도자도 아닌 강이라는 것. 도시국가의 등장부터 대륙탐험, 에너지확보, 경제산업화, 환경주의 등 현안의 중심에 늘 강이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다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인한 폐해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단서까지 내놓고 있다. 444쪽, 2만3000원.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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