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가 본 사랑은… ‘사치’ 아닌 ‘생존 수단’

박동미 기자 2022. 12. 2. 09: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 뭐냐고 물으면, 단연 '사랑'이다.

그것은 애착이나 만족감 같은 충만한 감정에서부터 질투, 통제, 집착 같은 어두운 이면, 그리고 연애 단계에 따른 감정의 변화, 애초 연애 감정이 없는 사람, 한 번에 여러 명과 사랑이 가능한 사람까지 포함해, 제목 그대로 책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사랑'을 과학의 언어로 탐구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

애나 마친 지음│제효영 옮김│어크로스

인간을 인간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 뭐냐고 물으면, 단연 ‘사랑’이다.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에 존재하고, 발현되며 사람을 다른 생물들과 구분 짓는다. 진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이 사랑을 생물학적, 심리학적, 인류학적으로 분석하려 시도한다. 특히,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의 모든 스펙트럼에 주목한다. 그것은 애착이나 만족감 같은 충만한 감정에서부터 질투, 통제, 집착 같은 어두운 이면, 그리고 연애 단계에 따른 감정의 변화, 애초 연애 감정이 없는 사람, 한 번에 여러 명과 사랑이 가능한 사람까지 포함해, 제목 그대로 책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사랑’을 과학의 언어로 탐구한다.

책은 우선 “사랑은 사치가 아니다”라고 선언한다. 저자는 “사랑은 생존”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뇌가 발달하지 않은 채 태어나는 아기에 대해 부모는 각별한 애정을 느끼고 보호하도록 진화했다. 자식을 돌보고, 부부가 협력하는 것도 모두 ‘사랑’이라는 생물학적 뇌물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때 여러 종류의 신경 화학물질이 분비되는데, 장기적인 관계에는 베타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접착제이자 천연 진통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분비가 멈추면, 즉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끝나면 우리는 실제로 신체적인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또, 우리는 사랑을 이야기할 때 ‘우정’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자는 연애나 결혼이 필수가 아닌 시대에, 이 우정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수많은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와 방식에 대해 묻고, 그 대답을 책 곳곳에 녹여냈다. 그 지점에서 책은 과학, 심리학의 경계를 넘어, 인류학적 연구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롭기도 하다. 한 번에 여러 명의 연애 상대를 만나는, 즉 다자연애주의자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부모가 자식들을 모두 사랑하는 것과 같다고 하거나, 연애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겪은 난처한 경험도 사랑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392쪽, 1만88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