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은 안 된다”…파행 막은 김현수 회장의 희생, 그리고 양의지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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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점자 가운데 최다 득표를 얻은 김현수(LG). 그는 앞서 전체 최다 득표를 얻고도 회장직을 고사한 선수와 달리 결과를 수용하며 제12대 선수협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현수는 "그 동안 부회장 업무를 통해서 선수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지만 아직 모르는 점이 많다"라며 "의지가 앞서 회장을 했음에도 부회장직에서 날 도와주겠다고 했다. 고마운 부분이다. 의지 덕분에 협회를 더 빠르게 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양의지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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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외발산동, 이후광 기자] 차점자 가운데 최다 득표를 얻은 김현수(LG). 그는 앞서 전체 최다 득표를 얻고도 회장직을 고사한 선수와 달리 결과를 수용하며 제12대 선수협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선수협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짧지만 강렬한 취임사로 다가올 2년을 기대케 했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1일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2022 선수협 정기총회를 갖고 협회를 이끌 제12대 회장 재투표를 실시했다.
선수협은 2020년 12월 제11대 회장이 된 양의지(두산)가 임기를 채우며 새로운 회장 선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달 중순 각 구단 연봉 1∼3위 선수에서 프로야구 전체 연봉 1∼20위로 후보군을 바꿔 비대면 투표를 실시했다. 그런데 최다 득표를 받은 선수가 회장직을 고사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플랜이 꼬여버린 선수협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제12대 회장 취임식이 아닌 새 회장 선거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긴급 회의를 통해 이날 반드시 회장을 선출해야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고, 비대면 투표에서 2~4위를 한 3명을 대상으로 재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김현수가 209표(득표율 47%)를 얻으며 SSG 김광현(142표), 삼성 강민호(95표)를 제치고 제12대 선수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정기총회에서 취임식을 가진 김현수는 2024시즌까지 프로야구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표자로 활동하게 됐다.
선수협 장동철 사무총장은 현장에서 “회장직 공석은 절대 안 된다는 쪽으로 목소리가 모아졌다. 이에 긴급 이사회를 통해 재투표 결정이 났고, 최다 득표를 얻은 김현수 선수가 회장직을 수락하며 신임 회장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친구 양의지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은 김현수는 “(양)의지가 그 동안 잘했고, 의지가 회장을 할 때 옆에서 부회장을 하면서 많이 고생하는 걸 봤다”라며 “그 동안 의지가 모든 걸 잘 해놨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뽑아준 만큼 의지가 해온 걸 망치지 않고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선수협 회장은 최다 득표자가 직무를 고사하고, 재투표가 진행될 정도로 부담을 느끼는 자리다. 회장은 단순히 프로야구 선수들의 대표를 넘어 이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KBO와 구단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 선수를 대표하는 자리이기에 야구팬들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 업무 중 하나다. 김현수는 당초 최다 득표자가 아니었지만 차점자 가운데 최다 득표를 얻은 뒤 희생을 택했다.
그래도 다행히 전임 양의지가 선수협 임원진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회장을 맡아 김현수 신임 회장을 돕기로 했다. 김현수는 “그 동안 부회장 업무를 통해서 선수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지만 아직 모르는 점이 많다”라며 “의지가 앞서 회장을 했음에도 부회장직에서 날 도와주겠다고 했다. 고마운 부분이다. 의지 덕분에 협회를 더 빠르게 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양의지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임기 동안 특별히 이루고 싶은 바는 없다. 가장 큰 목표는 협회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김현수는 “어릴 때부터 선수협에 참여했고, 그 때부터 쭉 봐온 결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크게 없다. 우리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말을 안 들어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장동철 사무총장님이 열심히 뛰어주실 거라고 믿는다. 나 또한 거기에 맞춰서 한 번 잘해보겠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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