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명장병이래? 트레블 감독 다 꺾었는데…모리야스 매직 현실로
[OSEN=조형래 기자] 누가 그를 향해서 ‘명장병’이라고 그랬나. 트레블 감독을 모두 꺾은 일본 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진짜 명장이었다.
일본은 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죽음의 조’라고 불렸던 독일,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한 조에서 2승1패 승점 6점을 달성,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일본은 이날 전반 11분 알바로 모라타에게 선제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일본은 좀처럼 스페인의 티키타카에 균열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모리야스 감독의 매직이 발동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미토마 가오루, 도안 리츠를 동시에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여유롭게 후방 빌드업을 펼치는 스페인을 강하게 압박했다. 골키퍼 우나이 시몬까지 압박하며 라인을 완전히 끌어올렸다. 결국 우나이 시몬 골키퍼의 실수가 나왔다. 도안 리츠가 우측에서 공을 빼앗은 뒤 가운데로 치고 들어오면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1-1 동점.
기세를 몰아서 일본은 스페인을 계속 밀어붙였다. 역시 압박을 통해서 스페인 진영에서 공을 탈취했고 미토마가 왼쪽에서 겨우 살려낸 공을 다나카 아오가 골문 앞에서 무릎으로 밀어 넣으면서 2-1 역전 시켰다. 교체 투입 시기와 선수가 모두 활약했다. 모리야스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 번 적중했다.
결국 일본은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적절하게 차단했다. 역전골 이후에는 빠르고 강한 압박 템포를 늦춰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고 승리를 쟁취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이었던 독일전에서도 같은 용병술로 대역전극을 일궜다. 후반 20분 시점부터 도안 리츠와 아사노 다쿠마를 연달아 투입했고 결국 두 선수가 동점골과 역전골을 만들어내면서 거함을 격침했다.
다만,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 1차전 선발 라인업을 대거 교체하면서 다소 안일한 경기 운영에 나섰다. 결국 코스타리카에 0-1로 일격을 당하면서 모리야스 감독은 ‘명장병에 걸렸다’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임한 스페인전에서 다시 한 번 믿기 힘든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명장병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시켰다.
무엇보다 모리야스 감독이 꺾은 독일과 스페인의 사령탑은 모두 유럽 빅리그 무대에서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감독들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들을 단순한 요행이 아닌 전략으로 잡아냈다.
독일 한지 플릭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 시절 트레블을 넘어서 무려 6관왕을 달성했다. 2019-2020시즌이 한창이던 2019년 11월, 니코 코바치 감독이 경질된 이후 뮌헨의 감독대행을 거쳐서 정식 감독이 된 이후 승승장구 했다. 분데스리가, DFB 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FL 슈퍼컵, UEFA 슈퍼컵 등 6개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후 2021년부터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스페인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플릭 감독보다 앞서 2014-2015시즌에 트레블을 달성했다. FC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레이,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8년부터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이라는 거함을 잡아내면서 일본은 죽음의 조를 1위로 통과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자신이 진짜 명장이라는 것을 증명하면서 이제 16강 이상의 결과를 노리고 있다. 일본의 16강 상대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다.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들은 세계 무대에서 싸우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치를 보여주고 있다. 8강 이상이라는 최고 성적을 새로 쓰고 싶다"라며 "응원단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하다. 응원 덕분에 힘든 경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기뻐할 만한 결과를 남겨 행복하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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