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성공률 5.9%→63.6%’ 전현우, “한 시즌은 4계절 같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1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전주 KCC와 홈 경기에서 3점슛 15개를 폭발시키며 92-71로 대승을 거뒀다. 5승째(9패)를 맛본 가스공사는 이날 승리로 시즌 첫 연승과 함께 10위 탈출에도 성공했다.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은 가스공사는 22-10으로 앞섰지만, 1쿼터 막판부터 흔들리며 2쿼터 시작하자마자 24-24, 동점을 허용했다. 이때 감을 잡은 3점슛으로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전반을 56-33, 23점 차이로 마친 가스공사는 후반 들어 주춤거렸지만, KCC로 흐름이 넘어갈 때 3점슛을 집중시켜 홈 팬들에게 기분좋은 승리를 안겼다.
가스공사는 이날 3점슛 15개를 폭발시켰다. 이 가운데 주포 전현우가 3점슛 6개(24점)를 터트렸다.
전현우는 2라운드 초반까지 9경기에서 나서 3점슛 17개 중 1개만 성공했다. 출전시간이 적은 탓도 있었지만, 3점슛 감각이 워낙 좋지 않아 출전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20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에서 3점슛 3개를 성공하며 살아나는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25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5개, 이날 6개의 3점슛을 터트렸다.
5.9%(1/17)였던 전현우의 3점슛 성공률은 최근 3경기에서 63.6%(14/22)로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은 38.5%(15/39)다.
지난 시즌에도 2라운드까지는 28.8%(21/73)로 3점슛 영점 조절을 실패했던 전현우는 결국 36.3%(86/237)로 끌어올렸다. 이번 시즌에는 3점슛 감각을 찾은 시점이 더 빠르다.
전현우는 이날 승리한 뒤 “지난 경기도 홈에서 이겼지만, 시즌 첫 연승이다. 시즌 초반에는 홈에서 성적이 안 좋았는데 많은 팬들께서 오셔서 연승도 하고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전현우는 “나는 전자랜드 시절부터 있었지만, 선수들이 절반 이상 많이 바뀌었다. 잘 하는 선수들이지만, 오프 시즌 동안 훈련을 같이 많이 못했다. 이대성 형이나 이대헌 형은 대표팀에 나가고, 벨란겔이나 외국선수는 늦게 합류했다. 감독님께서 1라운드 때 많이 힘들 거라고 하셨지만, 선수들이 우리는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거 같다”며 “경기도 지니까 차바위 형이 주장으로 비디오 미팅도 원래 시간보다 일찍 불러서 이야기도 하고, 서로 원하는 걸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같이 표출하며 같이 해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께서 역할을 잘 해주셔서 완벽하지 않지만, 1라운드보다 2라운드에서 점점 잘 맞아가고 있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11월 중순 이후 20여일 동안 4경기만 배정받았다. 1일 기준 1위 안양 KGC인삼공사는 17경기를 소화했지만, 가스공사는 3경기 적은 14경기를 치렀다. 그만큼 다른 구단보다 경기수가 적어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가졌다.
전현우는 여유가 있을 때 훈련 내용을 묻자 “각자 선수마다 장점이 있어서 감독님께서 각자의 장점을 살려주자고 말씀하셨다. 3점슛 성공률이 안 좋았는데 자신감을 강조하셨다. 뭐라고 하지 않으시고 할 수 있다며, 안 던지면 안 되고 기회 때 던져야 한다고 하셨다. 슛이 안 들어가는 건 하늘에 맡기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자고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답했다.
최근 수비가 살아난 것도 가스공사가 반등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
전현우는 “바위 형이 수비의 중심이고 핵심이다. 바위 형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전자랜드 시절 선수들은 오래 손발을 맞춰와서 다운 디펜스를 할 때 아웃으로 뚫리면 우리는 다운 디펜스를 했지만, 자연스럽게 원 카운트 등에서 도움 수비가 오는 게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선수들이 와서 맞추니까 그런 게 초반에 안 맞았다”며 “누가 잘못 한 게 아니다. 그런 게 점점 맞춰가고, 모든 공격을 막을 수 없으니까 끝까지 최대한 (로테이션을) 돌고 (슛을) 막아보자고 했다. 그런 것에서 전자랜드의 모습이 나오지 않나 싶다”고 했다.
살아난 수비에서 신승민의 역할도 크다. 간결한 플레이로 득점을 올릴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전현우는 “신승민이 초반에 들어가서 공격도 공격이지만, 도움수비 나가는 타이밍이나 4번(파워포워드) 선수들이 그런 움직임을 해줘야 하는데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걸 잘 해나간다”며 “우리가 1쿼터 때 10점, 15점 차이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승민이가 들어가면서) 끈끈하게 버티고 나간다”고 했다.
이대성도 달라졌다. 시즌 초반에는 어떻게든 팀을 이기게 만들려는 의지가 나 홀로 플레이로 보였다. 지금은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도 이대성의 장기도 나온다.
전현우는 “1라운드 때 대성이 형이 1번(포인트가드)이 아닌 2번(슈팅가드)으로 나서 투 가드로 뛰었다. 1번 아닌 2번이니까 1번도, 2번도 볼을 소유해서 3,4번(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 선수들이, 공격을 잘 했다면 패턴이 생겼겠지만, 그런 게 안 맞았다”며 “요즘 대성이 형이 1번을 서고 원 가드로 나서서 대성이 형도 할 때 하고 줄 때 준다. 본인도 재미있고 쉽다고 하더라. 원 가드와 투 가드의 차이다”고 했다.
전현우는 성장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받자 “아직 성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많이 부족하구나 생각한다. 작년에는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1년, 1년 하다 보니까 시즌이 4계절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좋은 날이 있으면 힘든 날도 있다. 신인 때부터 항상 많이 느꼈다”며 “못 하거나 슬럼프가 왔을 때 벗어난 방법을 빨리 파악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성장하지 못했다. 내가 더 잘 되거나 그러면 더 공격적으로 하고, 볼을 더 달라고 하고, 패턴을 불러달라고 표현을 할 수 있어야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현우는 “오늘(1일) 상무 합격 발표가 났는데 당연히 남자라면 군대 가야 한다. 4년을 다 뛰고 가는데 크게 의식을 안 했다. 시즌 중이고 팀이 잘 하고 있었으면 좋았을 건데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며 “김낙현 형이 잘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연락했다. 시즌 초반부터 낙현이 형, 봉진이 형이 응원을 해줬다. (김낙현이) 안 다치고 잘 하고 들어오라고 상무서 기다린다고 했다”고 합격 소감을 전했다.
#사진_ 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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