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방인 감독'은 벤투만 남았다…세계 2위 벨기에도 탈락
한국, 3일 0시 '벤투 조국' 포르투갈 상대로 16강 진출 도전
(도하=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1930년 우루과이에서 시작해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는 오랜 역사만큼 여러 '징크스'가 이어져 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국가는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 프랑스의 우승을 지휘한 디디에 데샹 감독을 비롯해 역대 21차례의 월드컵 우승팀의 사령탑은 모두 '자국 출신'이었다.
이방인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은 팀의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은 준우승이다.
그것도 1958년 스웨덴 대회 때 조지 레이너(잉글랜드) 스웨덴 감독,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당시 에른스트 하펠(오스트리아) 네덜란드 감독만이 해냈을 뿐이다.
조별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외국인 감독 무관(無冠)'이라는 법칙 아닌 법칙이 또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나마 우승에 근접한 팀으로 여겨졌던 FIFA 랭킹 2위 벨기에가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32개 나라 중 자국이 아닌 외국 국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곳은 9개다.
펠릭스 산체스(스페인) 감독이 지휘한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구스타보 알파로(아르헨티나) 감독의 에콰도르, 헤라르도 마르티노(아르헨티나) 감독의 멕시코, 존 허드먼(잉글랜드) 감독의 캐나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스페인) 감독의 벨기에, 에르베 르나르(프랑스) 감독의 사우디아라비아,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의 이란, 루이스 페르난도 산체스(콜롬비아) 감독의 코스타리카, 그리고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다.
이 중 2일(한국시간) 현재 8개국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개최국임에도 카타르(3패)가 A조 최하위로 이번 대회 1호 탈락의 불명예를 안았고, 같은 조 에콰도르(1승 1무 1패)가 3위로 16강행에 실패했다.
이후 B조 3위 이란(1승 2패)에 이어 C조에서 '16강 단골' 멕시코(1승 1무 1패)가 사우디아라비아(1승 2패)와 각각 3, 4위로 밀려 쓴잔을 들었다.
그러고 나서 2일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벨기에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크로아티아와 0-0으로 비겨 1승 1무 1패로 조 3위에 머물면서 16강에도 오르지 못하게 됐다.
벨기에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크로아티아전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36년 만에 본선에 오른 캐나다(3패)는 F조 최하위에 그쳐 역시 일찌감치 대회를 마쳤다.
이어 E조의 코스타리카가 이날 독일에 2-4로 패하면서 1승 2패로 조 최하위에 처져 카타르를 떠나게 됐다.
이제 남은 이방인 사령탑은 한국을 지휘하는 벤투 감독밖에 없다.
벤투호는 3일 0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H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긴 뒤 가나에 2-3으로 져 현재 1무 1패(승점 1)로 조 3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이 노리는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이미 2승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한 강호 포르투갈을 반드시 꺾고, 가나(1승 1패)-우루과이(1무 1패)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조국을 넘어서야 하는 운명 앞에 섰다.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1992년부터 한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포르투갈 대표로 뛰었다.
감독이 돼서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현재 포르투갈 대표팀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 직전 사령탑이 바로 벤투다.
포르투갈전은 2018년부터 4년 넘게 한국 대표팀을 이끌어온 벤투 감독이 한국 사령탑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한판이다.
다만, 벤투 감독은 가나전 종료 후 퇴장을 당해 포르투갈전에서는 벤치에 앉지 못하고 VIP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벤투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 10분이 주어진 가나전에서 한국이 총공세를 펼치던 중 코너킥을 얻었는데 바로 종료 휘슬을 분 주심에게 거세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 때문에 포르투갈전에서는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등이 경기를 지휘하게 된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지 못한다면 이번 대회 이방인 감독이 이끈 나라는 우승은커녕 16강조차 한 팀도 오르지 못하게 된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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