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에게 엽서를 쓴다

송은애 시인 입력 2022. 12. 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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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한 해가 다 지나가고 달력이 한 장 남았다.

젊었을 땐 미리 엽서를 구입해 시간 날 때마다 가족이나 친구들의 주소를 써 놓았다가 여행을 떠나거나 혼자서 조용한 카페를 찾아 멍때리기 할 때 차 한 잔 시켜 놓고 엽서를 썼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엽서를 잘 보관하고 있다고 하며 식탁이나 냉장고 전면에 전시를 한다고 전한다.

한때 필경사로 근무하며 컴퓨터 자판보다 손 글씨가 익숙한 필자는 나름 달필이어서 장점이 많은데 요즘은 글씨쓰기가 무척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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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애 시인

어느 새 한 해가 다 지나가고 달력이 한 장 남았다.

아쉬워하며 손 글씨로 몇 자 적어본다. 자랑 같지만 필자는 매월 30여 통의 엽서를 쓴다. 취미생활중 하나다. 특히 시집이나 책을 받으면 읽어보고 엽서를 쓴다. 젊었을 땐 미리 엽서를 구입해 시간 날 때마다 가족이나 친구들의 주소를 써 놓았다가 여행을 떠나거나 혼자서 조용한 카페를 찾아 멍때리기 할 때 차 한 잔 시켜 놓고 엽서를 썼다.

지나는 길에 우체통에 넣고 배달되기까지 기다리며 마음을 다스리고 기다림의 미학을 즐겼다. 우체국에 들어가 우표를 사며 세상 흐름도 엿보며 나름 행복했다. 한동안 일상에 쫓겨 엽서 쓰는 일을 잊었다가 어느 모임의 리더가 되면서 엽서 쓰는 것을 다시 시작했다.

오래전 일이지만 회원들을 집결하는데 성공했고 그 해 겨울에는 '엽서전'을 개최하면서 큰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지금도 다른 모임에서 회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엽서를 이용하고 있는데 효과는 좋지만 오래전 그 묘미가 사라져 아쉽다.

엽서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려 찾아보면 눈에 잘 보이지도 않지만 어쩌다 마주치는 우체통은 먼지가 쌓여있고 신뢰가 가지 않아 결국 우체국을 찾는다. 우표 사는 재미도 없어졌다. 그림엽서를 보내려면 무게를 달고 우표를 사야 하는데 요즘엔 스티커를 발부해 사용하기에 우표 부치는 재미가 사라졌다.

우선 엽서를 보내고 나면 그 효과가 만점이다. 답장도 오지만 바로 톡이나 문자 심지어는 전화가 온다. 개인의 이름이나 아호를 부르며 간단명료하게 안부를 전할뿐인데 반응은 대단하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엽서를 잘 보관하고 있다고 하며 식탁이나 냉장고 전면에 전시를 한다고 전한다. 집을 나서면서 여행지나 숙박지에서 이미 주소를 써놓은 엽서에 그날의 행적이나 풍경과 느낌을 쓰고 안부를 적어 보내면 도착 즉시 답이 온다. 주로 손 글씨에 감동 받고 부러워한다.

한때 필경사로 근무하며 컴퓨터 자판보다 손 글씨가 익숙한 필자는 나름 달필이어서 장점이 많은데 요즘은 글씨쓰기가 무척 힘이 든다. 손가락의 감각도 둔해지고 무엇을 써야 할까 고민도 되고 그런다. 카톡이나 문자가 편해 주고받지만 줄임말과 짧은 글이 이해되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나는 보람 있고 즐거움이 있는 엽서 쓰는 일을 계속 진행할 생각이다. 마지막 남은 달력에게 시간을 붙들고 싶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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