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체육 수업이 ‘완판’ 되는 이유

나경희 기자 입력 2022. 12. 2. 07: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교사는 고독한 직업이었다.

특히 체육을 가르치는 여성 교사는 더욱 그랬다.

당시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했던 전해림 대표가 멘토를 전부 여성으로만 꾸려보자고 제안했다.

"여성 체육 선생님들에게 제일 필요한 게 뭔지 조사했는데, 다들 구기 종목에 약하시더라고요. 남자 선생님들은 학창 시절에 자연스럽게 공을 차다가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닫고 체대에 가잖아요? 그런데 여자 선생님들은 체대에 가서야 그걸 처음 해보거든요." 홍유진 대표가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흥구

교사는 고독한 직업이었다. 특히 체육을 가르치는 여성 교사는 더욱 그랬다. 고민을 함께 나눌 동료가 없었다. “여자 체육 선생님들하고 같이 축구팀 한번 꾸려보는 게 로망일 정도였어요.” 전해림(30·덕성여자고등학교·오른쪽)·홍유진(30·당곡중학교·왼쪽) 원더티처 공동대표의 바람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던 두 사람은 2021년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한 여학생 축구 참여 활성화 프로젝트에서 만났다. 당시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했던 전해림 대표가 멘토를 전부 여성으로만 꾸려보자고 제안했다. 멘토 여덟 명을 뽑는 데 스물여덟 명이 지원했다.

그해 겨울방학, 한 연구회에서 연 농구 연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으로 여자 선생님들로만 농구팀을 만들어보겠다고 했거든요. 정원도 못 채울 거라고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대기자만 열 명이 넘었어요.” 전해림 대표가 말했다.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여성 체육 선생님들에게 제일 필요한 게 뭔지 조사했는데, 다들 구기 종목에 약하시더라고요. 남자 선생님들은 학창 시절에 자연스럽게 공을 차다가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닫고 체대에 가잖아요? 그런데 여자 선생님들은 체대에 가서야 그걸 처음 해보거든요.” 홍유진 대표가 말했다.

지난 1월 중순 시험 삼아 열어본 축구·농구·배구 원데이 클래스는 한 시간 만에 ‘완판’됐다. 더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1년 안에 회원 100명만 모아보자고 시작했는데, 한 달여 뒤인 2월21일 발대식을 열 때 이미 회원이 120명이었다.

현재 원더티처 회원은 150여 명이다. 여기에는 초중고뿐만 아니라 유치원·특수학교 선생님도 포함돼 있다. “회원 한 명이 한 학급만 맡고 있다고 쳐도 매년 학생 수천 명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 두 공동대표가 입을 모아 말했다. 지금은 주로 수도권에서 모임이 열리지만, 지역마다 모임을 만드는 게 두 사람의 목표다.

회원은 매년 5만원을 내는 대신 원더티처에서 여는 연수나 특강을 우선 들을 수 있다. 지금까지 비회원에게 기회가 돌아간 건 한두 번뿐이다. 매번 20~25명이 모인다. 더 많이 모일 수도 있지만 한 학급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삼았다. 각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똑같은 환경에서 연습을 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갈증을 느끼는 회원들은 각자 축구·농구·댄스 동아리 등을 만들어 매주 연습하고 있다.

모임은 준비운동보다 먼저 대화로 시작한다. “학생들을 데리고 시합에 나가야 하는데 막막해요.” “애들 몰래 숨어서 연습해요.” 각자의 경험이지만 모두의 경험이기도 했다. 전해림 대표는 혼자라는 생각에 사직서를 내려고 했던 한 교사가 열정을 되찾은 후기를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으로 꼽았다. 홍유진 대표가 받은 최고의 피드백은 따로 있었다. “애들이 말해주더라고요.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 자기도 꼭 원더티처가 되고 싶다고.”

나경희 기자 didi@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