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포 한강신도시, 5호선 연장 기대에도 "매수 문의 없어요"

신유진 기자 2022. 12. 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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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고금리·고분양가 난관… 암초 만난 주택공급대책] (3) '지옥철' 교통난 해소되나

[편집자주]부동산 거래시장이 고금리 여파에 꽁꽁 얼어붙었다. 집값은 반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정부가 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출 규제 완화에 이어 서울·과천·성남(분당·수정)·하남·광명을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하지만 매수 대기자들은 높은 금리에 집을 살 엄두가 나지 않고 정부는 연이어 주택공급대책을 내놓고 있다. 역대급 공급폭탄이 예상된다.

지난 11월18일 경기 김포시 장기동의 복합상가 '라베니체 마치에비뉴'를 찾았다. 한국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곳으로 단지 아파트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부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도 찾아온다. /사진=신유진 기자
정부가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조성과 함께 서울 지하철 5호선(한강선) 연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김포 부동산 시장은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김포한강신도시 조성 후 2019년에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을 개통했지만 출·퇴근 시간대 혼잡 함은 여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포시민들의 숙원사업인 5호선 연장 계획이 발표되면서 환호성이 터졌다.

김포한강신도시는 서울 접근성과 편의시설, 문화시설 등은 갖춰졌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교통난이 심각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끊임없이 지하철 연장선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었다. 현재는 김포한강2지구에서 광화문역까지 2번 환승해 약 90분가량이 소요되지만 5호선 연장선을 이용하면 69분으로 이동시간이 20분 정도 줄어든다.

지난 11월18일 찾은 김포시 장기동 대규모 복합상가 '라베니체 마치에비뉴'(이하 라베니체). 이곳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수로를 모티브로 삼아 17㎞의 수로공간과 중앙공원 등을 연계한 대규모 복합문화시설이다. 라베니체는 5만㎡ 규모에 총 13개동 400여개 점포로 구성됐다.
현장의 이국적인 풍경에 감탄이 나왔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외국에 온 것만 같았다.

가운데 수로를 중심으로 상가들이 양쪽에 있었고 수많은 음식점과 카페 주점, 오락실, 의류 판매점 등이 즐비했다. 수변 상가들 1층에는 야외 테이블도 있었고 공실 없이 꽉찬 모습이었다. 다만 2층에는 공실이 꽤 많이 보였다. 라베니체와 가까운 아파트는 ▲한강이편한세상 캐널시티 ▲초당마을래미안한강 ▲수정마을쌍용예가 등 총 3곳이다. 해당 단지들은 이른바 '라세권'(라베니체 역세권)으로 불리는 곳이다. 라베니체는 산책로 역시 잘 꾸며져 있었다.

길을 계속 걷다 보니 강아지와 산책하는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인근 아파트 주민 이모씨는 "직장이 서울에 있는데 5호선 연장 계획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 지금 사는 곳이 대중교통 빼고는 인프라 면에서는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살짝 아쉬웠는데 교통 문제가 해소된다면 이 일대 부동산 시장도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떨어진 집값, 내년 상반기 반등 기대"


라베니체 상가 1층에는 가게들이 대부분 입점해 있지만 2층에는 대부분 공실인 상태였다. /사진=신유진 기자
김포시 장기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김포도 상황은 좋지가 않다. 다만 5호선 연장 계획 발표와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조성 등 호재도 있어 내년 상반기엔 다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요즘 매물이 잘 빠지지 않아 집주인들의 걱정이 많긴 하지만 금리 상승도 언젠가는 멈추지 않겠냐"고 했다. 이어 "지금도 교통난으로 고생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김포한강2 지구 조성으로 더 고생할까 봐 그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김포시와 인천 검단신도시 등 수도권 서부지역은 서울과 가까운 장점도 있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교통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거의 없지만 급매물 빼곤 내놓지도 않고 있다. 집값이 많이 떨어지는 시기인데 하락한 가격에 집을 내놓기 다들 껄끄러워하는 분위기"라며 "기본 집값이 1~2억원은 하락했기 때문에 매수자도 매도자도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도 1억~2억 하락… "물량 폭탄" 걱정


김포한강신도시 수변상권으로 알려진 라베니체 복합상가 거리. 1층에는 음식점과 술집, 카페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사진=신유진 기자
현재 김포한강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직전 거래 대비 수억 원씩 떨어진 상황이다. 금리 인상 여파에 거래절벽 상황이 지속하면서 집값 하락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마산동 e편한세상한강신도시2차 전용 84㎡ A타입은 지난해 최고 6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9월 4억39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구래동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4차 전용 87㎡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7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8월엔 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단지도 지난해 9월 7억4200만원에서 지난 8월 5억7500만원까지 거래됐다. 운양동 풍경마을래미안한강2차는 같은 기간 6억9500만원에서 5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인천에 쏟아질 입주물량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아래에는 검단신도시가 있고 서울과 더 가까운 고양창릉신도시, 인천 계양구에는 테크노밸리사업 공공주택지구 조성 공사, 부천 대장지구 개발 진행까지 물량이 폭탄으로 쏟아지면서 김포한강신도시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계획 발표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신도시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김포 자체는 공급이 많지 않지만 입주든 분양이든 신도시 택지지구 내 상업 환경이란 한계가 있다"며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돼야 하는 부분도 중요한데 얼마나 받쳐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쇼핑의 경우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김포뿐 아니라 여의도로도 갈 수도 있다"며 "김포는 택지지구에서 대량 공급됐던 상업시설 중 공실도 있고 요즘 온라인 쇼핑도 많이 하기 때문에 상업 환경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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