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종호 본부장 “탈세계화 시대에도 경제 패러다임 바꿀 산업에 투자해야”

김우영 기자 2022. 12. 2. 06: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조선] 탈세계화 시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송종호 다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인터뷰

지난 몇년간 ‘탈세계화(deglobalization)’는 국제사회가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 이슈 중 하나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강도 높은 방역 조치 때문에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생겼다. 전례 없는 공급망 혼란이 채 회복되기도 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물류난까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계속하면서 세계는 갈수록 파편화되는 양상이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된 이후 세계는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탈세계화는 새로운 시대의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로 자리잡을까. [편집자 주]

송종호 다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고려대 경영대 재무학 석사, 전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리서치본부 본부장, 전 KDB대우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

“결국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송종호 다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1월 16일 인터뷰에서 탈세계화 시대의 투자 전략을 이같이 압축했다. 그는 “탈세계화 흐름에서도 투자의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며 “과거 PC 혁명, 모바일 혁명처럼 모빌리티(이동 수단)와 AI(인공지능)가 앞으로의 10년을 이끌어갈 유망 산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수혜를 본 기업들, 중국과 함께 성장한 산업들에 대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경쟁사인 TSMC의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오히려 미국과 협력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탈세계화 시대에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할까.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산업에 집중해야 하는 투자의 기본 원칙은 그대로다. 탈세계화 흐름과 무관하다. 다만 한국은 앞으로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공급망을 선택할 것이다. 최근 반도체와 전기차 관련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운 것은 이미 한국이 어떤 공급망을 선택할지 윤곽이 잡혔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 칩·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에 따라 앞으로 북미 투자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큰데, 투자 전략 측면에서 이 같은 선택으로 혜택을 볼 기업과 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이 유망할까.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산업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90년대에는 PC 혁명이 있었고, 2010년대에는 모바일 혁명이 있었다. 앞으로는 모빌리티와 AI 혁명이 나타날 것이다. 전기차, 드론, 로보틱스, 이차전지, 자율주행차 모두 모빌리티와 AI 혁명에서 파생될 산업 분야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있나.

“모빌리티와 AI 혁명에서 현재 가장 큰 수혜는 이차전지 셀(cell) 업체와 소재 업체들이 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탈세계화에 따른 미국 중심의 집중적인 투자와도 연계된다. 자율주행차 AI 칩의 경우 테슬라가 직접 설계하고,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만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서버와 모바일 수요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모빌리티와 AI 혁명에 동참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투자 대상으로 피해야 하는 산업도 있나.

“거꾸로 생각하면 된다. 세계화 시대에서 수혜를 본 기업들, 중국이 있어야 성장하는 기업들을 피해야 한다. 화장품이나 면세 업종이 대표적이다. 향후 중국 의존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이 자체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산업도 피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본 것이 디스플레이 산업이고,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의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투자도 이중 전략을 취해야 할까.

“아니다. 선두 업체는 언제나 하나다. 제2의 애플, 제2의 테슬라, 제2의 엔비디아가 없는 것처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은 선두 기업 한 곳에서 나온다. 우리는 그 선두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미·중 갈등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오히려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이미 삼성전자와 TSMC와 같은 글로벌 최첨단 비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투자를 시작했다. 앞으로 미국 중심의 반도체 투자 확대와 공급망 구축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런데 TSMC는 비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중국의 침공이란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선 삼성전자가 더 매력적인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최고의 노광 장비 업체인 ASML이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ASML 외에도 AMAT, TEL과 같은 대표적인 글로벌 장비 업체들도 한국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관련된 반도체 장비, 소재 업체들에 대한 성장 기회가 높다고 본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Part 1. 세계화의 종말인가

①탈세계화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Infographic] 탈세계화 기로에 선 지구촌

Part 2. 탈세계화 시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②[Interview]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

③[Interview]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

④[Interview] 제프리 프랑켈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⑤[Interview] 이효영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 부교수

⑥[Interview]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⑦치 로 BNP파리바자산운용 수석 시장 전략가… ‘2022 글로벌 경제·투자포럼’ 강연

⑧[Interview] 송종호 다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