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지금이 기회’…바이낸스, 韓 가상자산 거래소 군침

김연지 입력 2022. 12. 2.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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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어 국내 거래소 관계자들 만나는 바이낸스
지분 인수 두고 저울질…일부는 실사 직전까지
"디스카운트 밸류로 탄탄 기업 인수할 절호의 기회"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가 곧 기회다.”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심상치 않은 행보를 두고 시장 관계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바이낸스가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기업가치가 폭삭 주저앉은 상황을 100% 활용해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속속 포착되고 있어 업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사진=바이낸스 미디엄 갈무리
日 이어 韓 ‘힐끔’…아시아서 영향력 넓히는 바이낸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국내 중소형 거래소 일부를 상대로 지분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밀접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소형 거래소들과의 접촉이 잦은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은행 계좌 확보 컨설팅 차원에서 미팅을 진행했다가 M&A 이야기가 나오며 실사 직전 단계까지 간 거래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을 펼칠 수 있는, 즉 확장 가능성이 높은 거래 플랫폼 위주로 미팅을 가져왔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바이낸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한국 진출을 꾀하기 위해 회사 관계자들을 한국에 보내며 시장 조사를 해왔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낸스는 한국에서 가상자산 거래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올해들어 국내 금융당국 뿐 아니라 은행권 관계자들과도 미팅을 꾸준히 해왔다”며 “한국에서 업무를 맡을 인재들도 일부 채용했다”고 말했다.

아시아 사업 확장에 대한 바이낸스의 의지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바이낸스는 최근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의 지분 전량을 취득하며 현지 진출을 본격화했다. 정확한 인수가는 비공개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수백억 원 대를 지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를 통해 일본에서 가상자산 중개 사업뿐 아니라 블록체인 사업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디스카운트 기회 놓칠 수 없다’…M&A 본격화

바이낸스는 가상자산 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지난 10월부터 시장 내 대대적인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표해왔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기업 인수 등에 올해에만 10억 달러(약 1조4200억 원) 이상을 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은행 업무와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은행 인수뿐 아니라 지분 투자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바이낸스가 시장 침체기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을 인수할 적기로 여기고 있다고 보는 모양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ISMS를 갖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밸류는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등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그 규모가 대폭 줄어든 상황으로, 바이낸스와 같이 자금력이 탄탄한 동종업계 기업 입장에서는 M&A로 외형을 확장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설명이 덧붙는다.

바이낸스와 함께 올해 아시아 시장 분석에 나섰다가 파산 이슈로 계획을 접은 FTX만 해도 같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앞서 FTX의 브렛 해리슨 미국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침체기는 외형을 확장할 뿐 아니라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적기”라며 “M&A를 통해 국가별로 다른 규제 라이선스를 확보, 더 많은 사용자를 품을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낸스의 국내 중소형 거래소 인수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M&A 사안에 밝은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M&A 우선순위로 둔 조건은 터무니없이 높지 않은 밸류에이션과 시장 확장 가능성을 갖춘 거래소”라며 “지난해만 해도 프리미엄을 얹어가며 인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기업가치가 대폭 떨어진 현재는 알맞은 밸류로 탄탄한 기업을 인수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물색해왔고, 최근들어 인수 후보를 일부 추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연지 (ginsbur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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