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산책] 민원 서열 맨앞…‘파크골프’의 즐거움

유상민 2022. 12.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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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불처럼 일어나는 운동이 있다.

바로 파크골프다.

조용한 계곡이나 강변에 만들어진 파크골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사람 구경하려면 파크골프장에 가라는 말이 회자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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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민 수필가·평창군 경우회장

요즘 들불처럼 일어나는 운동이 있다. 바로 파크골프다. 조용한 계곡이나 강변에 만들어진 파크골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사람 구경하려면 파크골프장에 가라는 말이 회자하고 있을 정도다. 1984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파크골프가 호주·유럽은 물론 강원 산골 농촌지역에서도 인기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60∼80대 고령층이 많으나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골프와 게이트볼을 접목해 만든 파크골프에 왜 많은 사람이 몰릴까.

첫째, 돈이 별로 들어가지 않는다. 20만원 정도 나가는 체 하나, 1만∼2만원 하는 공 하나만 있으면 오케이다. 비싸고 화려한 골프복은 언감생심이다. 몸빼 바지에 장화를 신고 쳐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회비는 1만원 정도이니 일반 골프에 대면 그냥 치는 격이다.

둘째,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18홀 한바퀴 도는데 1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급한 일이 생기면 그냥 가도 무방하다. 넷이 치다 셋이 치면 되니까.

셋째, 하루에 보통 1만 보 정도 걷는데 건강관리에도 아주 제격이다. 잔디밭을 걸으니 다리에 힘이 생기고 근력이 강화돼 성인병 예방에 딱 맞다. 국가 보건복지 예산 절감에 적극 동참하는 격이다.

넷째, 무엇보다 재미가 쏠쏠하다. 지인들과 어울려 치다 보면 세상 시름 모두 잊고 타수가 들쭉날쭉 해도 일반 골프에 버금가는 재미가 있다.

다섯째, 전국을 여행하며 즐길 수 있다. 멋진 풍광을 지녔거나 주변에 관광지가 있는 파크골프장은 전국 동호인들로 법석이다. 4명 또는 8명, 클럽 회원 30∼50명 단위로 관광과 골프를 겸한 여행을 즐기니 일거양득이다.

여섯째,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된다. 한 지역에 와서 1∼2박을 하며 즐기니 그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몫한다.

골프 인구가 늘면서 일반 골프장은 배짱이 두둑해 졌다. 예약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요금마저 잔뜩 올려놓았다. 일반 서민들은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운동이 되었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반 골프장 출입은 요원해지고 있다. 그 틈새를 파고든 게 파크골프 아닌가 싶다.

인구 약 4000명 정도 되는 강원도 작은 면(面)인 우리 동네도 파크골프 인구가 120명이나 된다. 50대에서 80대까지 세대가 어우러지면서 지역 화합에도 한몫한다. 어떤 날은 홀인원이 몇개씩 나올 때가 있다. 그날은 잔칫날이다. 중국집이나 치킨집 오토바이가 수시로 드나든다. 술이 돌아간다. 웃고 떠들며 사는 게 별 것 있느냐며 저승보다 이승이 좋다는 걸 몸소 보여준다.

평창군의 8개 읍·면 중 4곳에만 파크골프장이 있다. 봇물과 같은 민원 서열 맨 앞에 파크골프장 건립이 단연 1위 아닌가 싶다. 수십억씩 드는 예산 확보에 당국자들 머리가 지끈지끈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개발도상국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 선진국 대열로 들어선 우리나라다. 국민 의식이 먹고사는 문제에서 문화·관광·레저·스포츠 등 즐기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 중심에 노인층의 노력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그분들의 소원을 들어줄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 아닌지, 지역마다 파크 골프장 한개쯤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유상민 수필가·평창군 경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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