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라스트 댄스' 메시, 16강 1차 미션 완료…우승 향해 전진

이상철 기자 2022. 12.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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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사우디전 충격패 딛고 2연승…16강 진출
"매 경기가 결승전"…4일 오전 4시 호주와 16강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30일 저녁(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릴 예정인 2022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폴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 앞서 축구팬들을 향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아직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할 시간이 아니다. 첫 경기부터 조 최약체로 꼽힌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하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16강으로 인도했다.

자신의 5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겠다는 메시의 '라스트 댄스' 공연도 계속된다. 다만 이제부터는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다. 아르헨티나가 4번만 더 이기면 메시의 우승 꿈이 실현될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펼쳐진 폴란드와 2022 카타르 월드컵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와 훌리안 알바레스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2승1패(승점 6)를 거둔 아르헨티나는 C조 1위를 차지, 오는 4일 오전 4시 D조 2위 호주와 16강에서 맞붙게 됐다.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가 조 1위에 올랐으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1월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역전패를 당하며 월드컵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브라질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팀의 충격적인 패배였다. 아르헨티나는 A매치 36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리는 동시에 조기 탈락을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남은 2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만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했다. 만약 11월27일 멕시코와 2차전마저 패할 경우에는 벌써 짐을 싸야 했다.

벼랑 끝에 몰리자 아르헨티나는 강팀의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심에는 메시가 있었다. 멕시코전에서 후반 19분 메시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터뜨리면서 아르헨티나를 깨웠다. 기세를 높인 아르헨티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멕시코와 폴란드를 나란히 2-0으로 제압했다.

경기력은 사우디아라비아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폴란드전에서는 슈팅 25-4, 유효슈팅 13-0으로 일방적 공격을 퍼부었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30일 저녁(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2022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폴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 전반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메시도 전반 39분 상대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의 선방에 막혀 페널티킥을 실축했으나 창의적 패스로 아르헨티나 공격의 혈을 뚫었다.

축구 전문 통계 업체인 옵타에 따르면 메시는 폴란드전에서 5개 이상의 찬스를 만들면서 5차례 이상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다. 그는 35세 159일로 1966 잉글랜드 대회 이후 이 부문 최고령 기록을 세웠는데 이전 기록은 디에고 마라도나가 34세 때 1994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전에서 작성했다.

또 폴란드전은 메시의 월드컵 통산 22번째 경기로, 그는 마라도나(21경기)를 넘어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아르헨티나 선수가 됐다.

메시는 마라도나의 두 가지 기록을 경신하는 동시에 아르헨티나를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 영국 BBC는 다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아르헨티나에서 메시의 절대적 존재감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BBC는 "아르헨티나는 점점 발전하는 경기력을 펼쳤는데 사우디아라비아전 패배에 따른 충격을 딛고 16강에 오르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메시는 중요한 활약을 펼쳐 아르헨티나가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라는 걸 입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메시는 (페널티킥 실축에도)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고, 이에 아르헨티나는 더 강렬하고 완벽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아르헨티나가 왜 높은 평가를 받는지를 입증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토너먼트에서 아르헨티나가 얼마나 위협적인 팀이 될 것인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16강 진출이라는 1차 미션을 완수한 메시는 이제 우승을 향해 달려간다. "이번 카타르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메시는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월드컵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리오넬 메시는 월드컵 우승 꿈을 이룰 수 있을까. ⓒ AFP=뉴스1

사우디아라비아전 패배는 쓰지만 좋은 약이 됐다. 메시는 "이제부터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고, 아르헨티나의 반등을 이끌었다.

첫 경기 패배가 우승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니다. 스페인은 2010 남아공 대회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 0-1로 패한 뒤 6경기를 내리 이겨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이뤘다. 메시도 그 길을 따라가려 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토너먼트의 첫 관문에서 만날 호주부터 잡아야 한다. 메시는 "호주와의 경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우리는 누구든 이길 수 있다"면서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하고 치러야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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