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직전 협의부터 하는 현명함 [세상을 이기는 따뜻한 법(法)]

입력 2022. 12. 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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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변호사 3만 명 시대라지만 수임료 때문에 억울한 시민의 ‘나홀로 소송’이 전체 민사사건의 70%다. 11년 로펌 경험을 쉽게 풀어내 일반 시민이 편하게 법원 문턱을 넘는 방법과 약자를 향한 법의 따뜻한 측면을 소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민사소송에서는 일반적으로 계약관계에서 발생한 분쟁을 다룬다. 계약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매매, 증여, 임대차, 소비대차, 고용, 도급 등이다.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계약이행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중대한 사정이 있으면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계약관계에서 분쟁이 발생해도 대부분 소송으로 바로 가지는 않고, 협의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 조언을 받아 법적 지식으로 단단히 무장하거나, 변호사 명의로 내용증명을 보내서 법적 쟁점을 한번 정리하면 보다 합리적인 조정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소송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협의를 진행하려는 당사자라면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돈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았다는 등의 명백한 계약 위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귀책사유가 어느 한쪽에만 100%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소송을 제기하면 1심에만 최소 6개월 이상 걸리고, 항소와 상고까지는 2년, 3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소송은 살아 있는 생물(生物)과 같아서 결론은 판결이 나봐야 알고, 혹시 패소하게 되면 상대방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임차한 건물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하는데, 싱크대에서 물이 새 같은 건물의 초콜릿 가게 벽지가 다 젖어 못 쓰게 되었다. 초콜릿 가게의 손해는 임차인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다 부담해야 할까, 아니면 건물주도 부담해야 할까? 임차인이 부담해야 할 것 같지만, 초콜릿 가게에서 건물주에게 벽지에 물이 스미는 것을 알리며 조치를 취할 것을 수차례 요구했는데, 건물주가 확인을 소홀히 해서 손해가 커진 것이라면 손해가 확대된 부분만큼은 건물주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런데 재판에 가더라도 임차인과 건물주의 책임이 몇 대 몇인지 가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재판은 기본적으로 정신적 에너지의 소모가 크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므로 최대한 협의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물론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이 전혀 없다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소송을 제기해야겠지만, 소송 진행 중에도 판사가 조정에 회부하여 조정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조정의 핵심은 '상호 양보'이다. 어느 한쪽이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조정은 성립할 수 없다. 사람의 특성상 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모든 잘못이 상대방에게 있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재판으로 가게 되면 누구에게 어떤 잘못이 몇 퍼센트 있는지 다투게 될 것이고, 사건 특성에 따라 양쪽이 손해를 분담하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지만, 어느 한쪽이 모든 손해를 떠안게 되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재판부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 청구금액의 50% 정도로 강제조정 결정을 했는데, 원고가 자신이 100% 이길 줄 알고 이의신청을 했다가 정작 판결을 받고 보니 청구가 전부 기각되어 1원도 받지 못하고 상대방 변호사비용까지 지불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다.

따라서 위험부담을 안고 장시간 에너지를 쏟아부은 후 나온 결과가 유익할지, 아니면 지금 잠깐 감정을 억누르고 상대방을 설득하여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협의로 끝내는 것이 유익할지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억울한 감정이 생길 수 있겠지만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앞에 놓인 상황을 법으로 풀었을 경우 나에게 생길 이익과 불이익은 냉정하게 손익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그 결과, 소송보다는 협의가 이익이라고 판단했다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털어버리면 좋겠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협의로 끝내고 일상생활로 돌아갔다면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소제인 법무법인 (유)세한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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