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식 축구 4년, 마지막 성적표 나온다
‘4년 공들인 탑’의 성과를 확인할 시간이 왔다.
2018년 8월 부임한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은 압박, 탈압박, 빌드업(Build-up·공격 전개를 위한 방법)이라는 현대 축구의 줄기를 한국 대표팀에 접목시키려고 노력했다. 우루과이, 가나와 치른 카타르 월드컵 H조 경기를 통해 성공 가능성은 확인했다.
한국은 3일 0시(2일 밤 12시)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벌인다. 벤투 감독은 가나와의 2차전 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 카드를 받는 바람에 포르투갈전엔 벤치에 앉거나, 라커룸에 출입할 수 없다. 경기장 내 VIP실에서 관전해야 한다. 1일 기자회견에 나온 그는 “나를 대신할 코치들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겐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포르투갈 팀은 역대 최강이다. 하지만 한국은 1·2차전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다. 선수들에게 야망과 자신감, 인내심을 가지고 싸우자고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20년 전과 뒤바뀐 양국의 처지
벤투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에 포르투갈 대표로 출전했다. 당시 한국과의 D조 3차전엔 수비형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뛰었으나 한국에 0대1로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1승2패)했다. 2004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등을 거쳤고, 4년 전부터는 한국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갔다. 이젠 모국과 대결하는 운명을 맞았다.
20년 만에 다시 만난 한국과 포르투갈의 처지는 정반대다. 한일 대회 때의 한국은 포르투갈과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박지성의 후반 결승골로 승리하며 조 1위(2승1무)를 했다. 이번 카타르에선 포르투갈이 2연승을 하며 16강 진출을 결정지었다. 1무1패인 한국은 포르투갈을 이겨야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다. 포르투갈은 “한국을 꺾고 조 1위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페르난두 산투스(68) 감독은 2014년 월드컵 후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자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6 유럽 선수권에선 포르투갈을 사상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8 월드컵에선 16강에서 멈췄다.
◇이강인-손흥민-조규성 출격
한국의 주장인 손흥민(30·토트넘)은 앞선 두 번의 월드컵에서 3골을 넣었다. 안정환, 박지성과 한국의 역대 월드컵 공동 최다 득점자다. 이달 초 수술을 하는 등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지만, 1·2차전 모두 왼쪽 공격수로 나서 끝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측면에서 중앙 2선으로 옮겨 공격 반경을 넓힌다면 득점 기회를 더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가나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월드컵에서 한 경기 2골을 몰아쳤던 조규성(전북 현대)이 다시 멀티골을 터뜨린다면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가나전에서 만회 골을 어시스트했던 이강인(마요르카)은 3차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그는 좌우 날개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왼발 프리킥 감각도 현 대표팀에선 가장 좋다. 나상호(FC 서울), 이재성(마인츠) 등도 3차전에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에서 회복 중인 수비의 핵 김민재(나폴리) 역시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4년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포르투갈 감독이었던) 2014년 월드컵보다 지금 더 감사한 경험을 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건 자랑스럽고, 만족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하=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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