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월드컵] 한국, 포르투갈전 경계 대상 1호는 '퇴요' 테요 심판? (영상)
한국-포르투갈 주심에 아르헨 국적 파쿤도 테요
자국 리그 컵대회 결승서 10명에 '레드카드'
반칙에 관용 없고 과감한 결단 특징
[더팩트|이상빈 기자]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대한민국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결정할 조별리그 H조 3차전이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집니다. 상대는 '1강' 포르투갈입니다. 일찌감치 2승으로 토너먼트 티켓을 따낸 포르투갈이지만 조 1위 수성을 위해 한국전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됩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이 경계해야 할 대상은 포르투갈 선수단도,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적)도 아닙니다. 바로 이 경기 주심으로 나설 아르헨티나 국적 파쿤도 테요(40) 심판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얼마 전 기네스북에 나올 듯한 판정으로 세계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한 인물입니다. 무려 한 경기에서 10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며 '퇴장 요정(퇴요)'의 진면목을 드러냈습니다. '퇴요' 심판의 특별 이력은 지난달 7일 주심으로 참여한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컵대회 트로페오 데 캄페오네스(Trofeo de Campeones) 보카 주니어스와 라싱 클루브의 결승전에서 쓰였습니다.
아르헨티나 최고 인기 클럽 간 맞대결이라 라이벌 의식이 강했던 두 팀의 경기는 옐로카드와 레드카드의 반복 등장으로 그 열기를 증명했습니다. 전반 19분 노베르토 브리아스코의 선제골로 보카가 앞서갔으나 3분 뒤 라싱 마티아스 로하스가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던 후반 추가시간 하프라인 근처에서 보카 세바스티안 비야와 라싱 요한 카르보네로가 신경전 끝에 몸싸움을 일으켰습니다. 테요 주심은 가차없이 둘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어 소요를 막았습니다.
연장 전반 10분엔 보카 알란 바렐라가 거친 반칙으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에 의해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벌써 세 명이 퇴장한 거친 승부의 추는 연장 후반 13분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2-1 역전을 이끄는 헤더 골을 터뜨리면서 라싱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알카라스가 상의 탈의 후 도발 셀러브레이션을 하자 보카 서포터즈석에선 물병이 날아들었습니다. 보카 선수들은 알카라스에게 손찌검을 하며 분풀이했습니다. 결국 두 팀 선수단이 엉겨붙어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득점자 알카라스, 조나단 갈반(이하 라싱), 루이스 아드빈쿨라, 카를로스 삼브라노, 디에고 골살레스(이하 보카)가 레드카드를 받았습니다. 갈반과 곤살레스는 벤치에 있다가 퇴장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여기까지 벌써 8명이 경기장에서 쫓겨났습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엔 보카 프랑크 파브라가 테요 주심이 보는 앞에서 심한 반칙으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아홉 번째 퇴장자가 됐습니다. 이후 판정에 불만을 품은 보카 다리오 베네데토의 입모양과 손짓을 비디오판독(VAR)으로 확인한 테요 주심은 마지막 레드카드를 그에게 들어 보이며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필드 플레이어만 다섯 명이 빠져 전체 열한 명 중 여섯 명만 남은 보카는 결국 플레이에 필요한 최소 인원(7인)을 맞추지 못해 경기를 더 이상 소화할 수 없었고 라싱이 2-1 눈물 겨운 승리를 거머쥡니다.
이날 결승전의 라이벌 의식과 거친 공방전을 생각하면 테요 심판의 결정이 이상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경기 중 카드를 서슴지 않고 꺼내는 성향은 눈여겨볼 사안입니다. 테요 심판은 반칙에 관대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경기 진행을 방해하거나 판정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도 가차없습니다. 태극전사들이 포르투갈전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이유가 생긴 셈입니다. 감정 표현이 풍부한 이베리아 반도인들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방법도 테요 심판과 만남을 앞두고 충분히 고려할 만합니다. 가장 좋은 건 페어플레이로 포르투갈을 꺾는 것입니다. 이제는 안 풀리는 경기 뒤 심판 탓하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입니다.
pk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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