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가나전 핸드볼 사건에 우루과이 수아레스 “레드카드를 받은 일, 사과는 안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루과이-가나의 8강전. 1-1로 맞선 상황에서 맞은 연장전에서 우루과이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이 큰 사고의 주인공이 됐다. 수아레스는 가나 도미니카 아디이아의 헤더를 고의로 손으로 막아냈다. 수아레스는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바로 퇴장당했다.
그런데 가나 키커로 나선 아사모아 기안이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우루과이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4-2로 앞서 4강에 올랐다. 수아레스의 반칙 덕분에 승리한 셈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을 하루 앞둔 1일 수아레스는 12년 전 가나와 월드컵 경기에서 저지른 핸드볼 파울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당당하게 밝혔다. 수아레스의 우루과이는 3일 가나와 16강 진출을 두고 충돌한다.
이 사건과 관련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수아레스는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 당시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런데 가나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건 내 잘못이 아니다”라면서 “내가 만약 가나 선수에게 부상을 입혔다면 사과를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아레스는 가나 팬들이나 선수들이 자신을 향해 ‘복수심’을 품는다면, 그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도 했다. 수아레스는 “(나에게 복수하겠다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실제 복수를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우리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16강)에서 포르투갈을 이겼는데, 포르투갈 사람들이 우루과이에 복수하겠다고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있나?”하고 반문했다.
우루과이와 가나 모두에 이번 맞대결은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지는 중요한 경기다. 결전을 앞두고 과거 수아레스가 일으킨 ‘사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양 팀 사령탑 모두 경계했다.
디에고 알론소 우루과이 감독은 “이번 경기는 16강 진출이 걸린 중요한 경기다. 이 사실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면서 “가나가 복수를 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가나를 존중하며 16강에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은 “2010년에 일어난 일은 매우 슬픈 일”이라면서 “그러나 그 결과가 바뀌지는 않는다. 과거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가 늘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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