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거듭하는 러시아 …뒷마당 중앙아시아·캅카스서도 ‘종이 불곰’ 신세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2. 12. 1. 22: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는 옛 소련의 일원이었던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과 캅카스 3개국(조지아·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을 자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왔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러시아의 막강한 군사적·경제적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고전을 거듭하면서 이들 국가 사이의 역학관계가 변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은근히 모욕당하고 있다면서 이 추세는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카자흐스탄있는데 최근 중국, 튀르키예, 유럽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이탈한 수백개 서방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또 징집 명령을 피해 탈출한 러시아인 수만명의 중간 기착지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7년 만에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 에너지, 교육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3일에는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났다. 같은 날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자국 수도에서 열린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에서 지난 9월 CSTO 회원국인 아르메니아와 비회원국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무력 충돌이 벌어졌을 때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WP는 러시아가 CSTO를 주도하는 국가다. 이는 곧 회의장에 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을 내놨다.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도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도 존중받고 싶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과거 소련처럼 대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의 약화된 영향력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도 포착됐다. 정상들과의 약속 장소에 늦게 나타나기로 악명 높은 푸틴 대통령이 정시에 도착해 인도,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스스탄 정상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고 WP는 전했다.

서방도 이 지역 국가들에 구애하고 있다. 샤를 미셸 유럽의회 의장은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으며,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고위대표와 도날드 루 미 국무부 차관보도 지난달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