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에서 나온 ‘속도 조절’…세계 금융시장 즉각 환호했다

파월 연준 의장, 공식 언급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빠르면 12월 중 인상 속도 완화”
이달 FOMC ‘빅스텝’ 무게

나스닥 4% 등 뉴욕 증시 급등
원·달러 환율 하락, 1299원대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을 내놓으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 20원 가까이 떨어져 넉 달 만에 1300원 아래서 마감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1원 떨어진 달러당 1299.7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밑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8월5일(종가 1298.3원) 이후 처음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7을 웃돌다 105대로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빠르면 12월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해 한동안 제약적인 수준의 통화 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매파적 발언도 내놓았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시기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 더 주목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시장에서는 12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줄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서는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79%를 넘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 결과 12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됐고 달러 강세 요인이 사라졌다”며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매파적 발언도 있었지만, 속도 조절의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한 것이 연준의 기조가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이 환호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발언에 국내외 증시도 상승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2.1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3.09%), 나스닥지수(4.41%)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급등세를 탔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7.31포인트(0.30%) 오른 2479.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28.90포인트(1.17%) 오른 2501.43에 개장하며 25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1.61%까지 상승했으나 종가는 0.64% 오른 6만26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06포인트(1.52%) 오른 740.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국내 증시가 1%대 상승 출발했지만 코스피 2500선에 대한 상승 여력이 제한되고 11월 수출 부진에 상승폭을 축소한 채 마감했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